1879년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처음 발명한 이후 지난 100여년 간 조명은 언제나 ‘주변을 밝히는 도구’ 정도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LED라는 새로운 광원이 등장하고, ICT·IoT 기능과 융합된 스마트조명이 개발되면서 조명의 역할과 가치는 변했다. 단순히 불을 밝히는 도구에서 벗어나 사람의 감정과 목소리를 인식하고 세대 내 여러 가전제품들과 연계돼 이를 통제하는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혁신적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조명이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사 등이 앞다퉈 AI스피커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홈의 플랫폼 역할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스피커도 혜성같이 나타나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은 됐지만 실용적이지 못한 성능과 무분별한 경쟁으로 인해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대신 지금은 스마트조명이 AI스피커와 비슷한 기능들을 추가하며 시장에 나서고 있다.

사람과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AI조명이 AI스피커와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지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조명이 AI스피커와 다른 점은, 스피커는 없어도 생활에 큰 불편이 없지만 조명은 어느 세대에나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필수 전기자재라는 것이다. 또 에너지 효율면에서도 탁월해 전기료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대신 개인이 직접 구매·설치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점은 스마트조명의 약점이다. 스피커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구매해 설치할 수 있지만 조명은 건축물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공사 또는 제조업체와 상대해야 한다.

또 가격대도 높다. AI스피커는 가격대가 낮아 호기심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스마트조명은 부담 없이 구매하기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스마트조명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장애물은 ‘과연 진정으로 필요한가’라는 물음이다. 굳이 기존의 형광램프, 또는 LED조명이 설치된 가정에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스마트조명을 새로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업체들은 제시해야 한다.

이미 대중들은 유사한 ‘AI스피커’를 통해 홈AI 제품에 대한 불신 내지 실망감을 느낀 바가 있다. 따라서 스마트조명이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AI 스피커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존재 자체로 ‘혁신적’인 스마트조명이 AI스피커처럼 빈수레만 요란한 아이템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스마트조명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해답을 소비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