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2위 총수 이재용·정의선 두번째 만남…반도체 기반 전장 사업 시너지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제공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제공 : 연합뉴스)

재계 1위 삼성그룹과 2위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모빌리티 육성을 위해 손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1일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두번째 회동을 가졌다.

삼성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동행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 등이 맞았다.

이번 만남은 이 부회장의 답방 형태다. 지난 5월에는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간 바 있어 두달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양사 주요 경영진은 이날 연구개발현장을 둘러봤으며 이 부회장이 자율주행차(넥쏘)와 수소전기버스도 시승했다.

양측은 차세대 친환경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넘어 모빌리티 분야로 협력을 확대한 것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세계 선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지난해 내놓은 ‘2025 전략’을 보면 제품군을 일반 자동차에서 개인용비행체(PAV), 로보틱스(로봇공학)로 확장해 끊김없는 이동의 자유로움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당시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PAV가 30%, 로보틱스가 20%를 차지할 것으로 생각하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첨단 부품업체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그룹이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보고 집중 투자하고 있는 전장 부품 사업과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및 6G, 인공지능(AI) 분야는 현대차의 이러한 미래차 구상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이 부회장은 2018년 8월 미래 성장 산업인 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에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현대차의 UAM,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삼성의 AI 기술이 접목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의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서도 현대차와 시너지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자동차용 반도체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 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출시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아우디의 신형 ‘A4’ 차량에는 ‘엑시노스 오토8890’이 탑재됐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전장 분야까지 확대해 상용화한 차량용 5G 차량용 통신 장비 상용화(TCU) 기술은 내년에 양산되는 BMW의 전기차 ‘아이넥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날 총수 회동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뇌부인 김 부회장과 강 사장이 참석한 것도 현대차와의 반도체 전장 부문 협력 방안을 타진하기 위해서라고 예측했다.

재계에서는 두 총수의 만남으로 앞으로 다양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 모빌리티 모빌리티 육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당장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양사의 선진 기술 협력을 통해 차근차근 새로운 글로벌 표준(뉴 노멀)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이 부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속해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차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관계를 공고히했다.

그는 지난 14일 청와대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최근 삼성, SK, LG를 차례로 방문해 배터리 신기술을 협의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서로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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