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기열 전력거래소 팀장, SICEM 2020에서 1단계 전력시장 개편안 발표
박종배 건국대 교수 “에너지전환 대응 위해선 단기 부터 중장기 대책 마련 필수”

지난 1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SICEM 2020)’가 열렸다.
지난 1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SICEM 2020)’가 열렸다.

빠르면 내년부터 전력시장에서 유연성 자원에 대한 보상 합리화가 추진된다.

10일 전력거래소 주최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SICEM 2020)에서 옥기열 전력거래소 차세대설계팀장은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에 대응하려면 현행 시장제도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가장 우선적으로는 예비력, 송전제약, 열제약 등 실계통여건을 반영하지 않는 비제약기반 가격발전계획을 제약기반 운영발전계획으로 바꾸고, 정산제도도 제약량을 포함하는 전력거래량 낙찰에 따라 정산산식을 변경해 나가는 시장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 팀장은 “현행 전력시장은 열병합발전 증가와 송전제약 증가,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CON(제약발전량정산), COFF(제약비발전량 정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격기능이 약화되고 있고, 연료비에 치중하고 유연성을 보상하지 못하는 거래제도로 인해 유연성 전원이 오히려 불리한 문제점이 있다”며 “이런 불합리한 것부터 차츰차츰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옥 팀장은 또 “1단계로 CON을 연료비보전 정산으로, COFF는 하루전이익보정 정산 방식으로 하루전 시장 거래제도를 개편해 유연성 자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주파수제어 예비력 기회비용 정산항목을 신설해 용량가치를 보조하고, 첨두발전기 및 신자원의 보조서비스 용량가치도 보조하는 등 보조서비스 용량가치 보상을 합리화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변동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행 도매전력시장(CBP)의 개선방향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발전기 자기제약, 실적 전력수요 반영, 송전제약 반영 등 제약 반영을 통해 LNG발전기들이 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신재생발전 예측 및 가격결정을 반영해 신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계통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도매전력시장과 소매전력시장(전기요금)을 연동하고, 에너지 규제기관의 독립성 논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승완 충남대 교수는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한 캐나다 온타리오주 IESO사례를 거론하며 “미국 PJM이나 캘리포니아 전력시장은 너무 선진적이어서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2023년 1월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IESO를 벤치마킹해 LMP(에너지기준가격 + 송전혼잡비용 + 송전손실성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전력시장제도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정해성 장인과 공간 대표는 “우리나라는 20년간 CBP기반의 전력시장제도를 운영해오면서 점점 꼬이고 있는데, 외국 제도를 벤치마킹하려고 해도 국내 상황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캐나다 온타리오주 IESO의 LMP를 도입하려면 5분 단위 수요가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이런 정보가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전력시장제도를 20년간 운영했지만, 쌓아 온 노하우와 경험이 부족해 외국처럼 제도 하나 바꿀 때 자료를 다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절차서를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도 “시장은 가격기능이 가장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가격이 아니라 명령과 통제에 의해 운영되는 시스템이라 시장이라고 하기 애매모호하다”며 “전력거래소가 비용이 아니라 가격 기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시장제도를 개편해보겠다고 하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16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에는 양이원영 국회의원과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최재석 대한전기학회 회장, 강승진 전기위원회 위원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으며, ‘한국 전력산업의 전환점-도매전력시장 개선과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주제로 전력시장 효율화 및 개선방향,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세션 1에서는 ‘도매전력시장 개선’을 주제로 ▲전력시장 효율화 및 개선방향 (박종배 건국대 교수) ▲실시간 전력시장 설계 주요 원칙 (김승완 충남대 교수) ▲1단계 국내 전력시장 개편방향 (옥기열 전력거래소 팀장) 등이 발표됐다.

세션 2에서는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주제로 ▲에너지신산업 확산 전략 및 경쟁력 확보 방안 (이상학 에너지기술평가원 PD) ▲수요자원시장과 새로운 기회 (박창민 그리드위즈 전무) ▲플랫폼 기반 분산자원의 확산과 분산자원을 연계한 에너지 신산업의 기회 (이영호 솔라커넥트 대표) ▲스마트 조명을 이용한 수요반응 서비스 (신소봉 메를로랩 대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에너지전환의 큰 흐름에 부응하고, 국내 전력산업이 그 변화에 제도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이번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됐다”며 “우리나라 전력시장 개선방향과 에너지신산업 육성 방안을 모색하고, 우리나라 전력산업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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