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V) 시대가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지난달 ‘말리부’의 1.6ℓ 디젤 생산을 종료했다. 앞서 현대자동차도 2018년 ‘엑센트’, ‘쏘나타’, ‘그랜저’ 등 세단 라인업에서 디젤 모델을 만들지 않기로 했고 기아자동차도 한달전 ‘K7’, ‘스팅어’의 디젤 생산·판매를 중단했다.

이 같은 디젤 세단의 단종은 수요가 적어서다. 미세먼지, 배출가스 규제 등 환경 이슈로 인해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는데다 전기차까지 가세하면서 디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얼마전 만났던 취재원은 오는 2023년이면 전기차와 PHEV 등 전동화 모델이 국내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각종 승용·상용 전기차가 출시되고 있는데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3사도 올해 들어 PHEV를 필두로 한 전동화 모델을 론칭하면서 이러한 흐름을 이끌고 있다. 그래서 꽤 설득력있는 주장이라고 보여진다.

전기차는 이른바 ‘달리는 스마트폰’이라 불린다. 각종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커넥티드 서비스가 들어가서 그렇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충전’ 때문이다.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충전이 자유롭다. “충전이 불편하다”는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충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전기는 늘상 우리 주변에 있기 때문에 굳이 ‘주유’라는 행위를 하기 위해 어딘가를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전기차는 거주지, 회사 등 일상생활 반경 안에서 충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소리다. 오히려 주유소를 찾아가는 행위 자체가 불편한 것이지, 집에 있는 충전기에 꽂아 놓기만 하면 되는 스마트폰처럼 전기차 충전은 매우 쉽고 간편한 일이다.

이처럼 전기차는 달리는 스마트폰과 다를 바가 없다. 사실상 자동차가 아닌 그 어떤, 또 다른 ‘무엇’이 될 수 있는 아예 새로운 개념이라서 기존 자동차같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보다 전기차 보급이 앞선 미국의 경우 2015년부터 주거지·근무지 내 완속 충전이 핵심이라고 보고 이에 맞춰 인프라를 설치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는 그러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말이다.

미국 사례를 본다면 우리는 굳이 힘들게 빙빙 돌아갈 필요가 없다. 효율적으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답이 이미 나와있다. ‘전국 충전소 중에서 실질적으로 쓰고 있는 충전기는 얼마나 될까’를 돌이켜본다면 이제는 오지산간에 무작정 급속충전기를 깔고 볼 일이 아니라 집·직장에서 완속충전을 하는게 가장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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