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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 정책 지속하려면 소비자가 비용 부담해야’
한전 경영연구원 보고서, “독일 등 해외주요국은 에너지전환비용 회수 방법 법령에 명시”
우리나라는 법적 근거 없거나 있어도 유명무실하게 운영해 고스란히 한전 부담
정형석 기자    작성 : 2020년 07월 07일(화) 20:01    게시 : 2020년 07월 08일(수) 15:18
성공적인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이행 및 비용에 관한 법적 체계와 근거 규정을 명확히 해 사회적 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전 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해외 에너지전환 관련 비용 회수 현황 및 규정 검토’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과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온실가스 감축, 효율 향상 등 에너지전환의 지속적인 이행을 위해 관련 비용의 체계적인 회수방법을 법령에 명시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각국의 에너지전환에 따른 비용이 매년 적게는 수조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원씩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해외 주요국의 재원조달 방안과 대응전략을 비교, 검토해보기 위해 수행됐다.

◆독일, 미국, 영국의 재생에너지 관련 비용 회수 및 규정= 우선 독일, 영국, 미국(뉴욕주, 펜실베이니아주)의 재생에너지 비용 규모는 연간 6000억원에서 32조8000억원으로, 발전량에 따라 차이가 컸다.
해외 주요국들 모두 재생에너지 비용은 소비자 전기요금 내의 별도 부과금 및 공공기금으로 회수하며 전기요금 내 비중은 3~23%에 달했다.
각국의 재생에너지 비용 회수규정은 재생에너지법 등 상위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관련 법령에 지출비용 총액 보전을 보장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의 모범국가로 손꼽히는 독일은 송전사업자에 지출비용 전액 회수를 보장하고 전기요금 부과금 결정권도 부여하고 있다. 독일의 4개 송전사업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 지급하는 보조금 지출비용을 소비자 전기요금의 재생에너지 부과금(EEG)으로 회수하고 연방정부는 결정 과정에 개입하지 못한다. 또 당해연도에 회수하지 못한 비용은 차년도 단가 인상에 반영해 사후에 전액 보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영국도 판매사업자의 지출비용은 전기요금 부과금으로 전액 회수를 보장하고 있다. 판매사업자가 지출한 재생에너지 비용은 소비자 전기요금의 정책비용 부과금(Policy Costs)으로 별도 부과하고 부과금 단가는 가스·전력산업위원회가 결정하며 단가결정 시 판매사업자의 정산실적 과부족분을 반영해 전액 회수를 보장하고 있다.
미국 역시 뉴욕주는 뉴욕에너지연구개발청이 2개의 공공기금으로 비용을 회수하며 공공기금의 지출비용은 전기요금으로 보전하도록 했다. 펜실베이니아주도 판매사업자의 RPS 이행비용은 전기요금 부과금으로 회수하고, 주 공공 유틸리티위원회의 권한으로 매년 6월 판매사업자 지출비용을 전액 반영해 부과금을 조정하고 있다.

◆독일, 영국의 탄소배출권 비용 회수 및 규정= 독일, 영국의 연간 EU-ETS(탄소배출권) 비용 규모는 1조7000억~3조3000억원 규모다. 발전사업자는 도매시장에서 판매사업자로부터 보전하고 있으며 판매사업자는 비용 증가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회수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의 발전·판매사업자 탄소배출권 비용 회수 방법은 행정규정 및 지침에 명시돼 있다.
독일은 발전사업자가 입찰 시 탄소배출권 비용을 열량단가에 가산해 도매시장에서 보전하고 판매사업자는 전기요금에 반영해 회수하고 있다.
영국도 도매시장운영규칙에 따라 발전사업자는 도매시장 입찰 시 열량단가에 탄소배출권 비용을 반영해 회수하고 판매사업자는 비용 증가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회수하도록 하고 있다.

◆독일, 미국, 영국의 에너지효율 향상 비용 회수 및 규정= 독일, 영국, 미국(뉴욕주, 펜실베이니아주)의 국가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연간 비용 규모는 3000억~3조원 정도다.
3개 국가 모두 국가 에너지효율 향상사업 및 공급의무자의 EERS 비용 회수방법을 관계법령에 명시해 비용회수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우선 독일은 공공기금(에너지기후기금)으로 에너지효율 향상 비용을 조달하고 있다.
영국은 전기요금에 부과되는 기후변화세로 비용을 조달하고 있다. 기후변화세는 2001년 도입된 환경세로 금융법에 따라 의회에서 세율을 결정하며 주거용 고객은 제외하고 상업·산업용 고객에게만 징수하고 있다. 판매사업자의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의무화제도(ECO) 이행비용도 소비자 전기요금의 기후변화세를 통해 회수한다.
미국도 뉴욕주는 고효율 기기 보급 및 EERS 비용을 청정에너지기금으로 조달하고 인프라 비용은 사회편익기금으로 회수하고 있다. 공급의무자의 EERS 이행으로 인한 전력판매량 감소 손실액도 전기요금으로 보상하도록 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도 소비자 전기요금 부과금으로 에너지효율 향상 비용을 회수하고 있다.

◆한국의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확대(RPS)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괄원가로 보전하도록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에 명시하고 있다.
매년 RPS 의무이행 비율 확대로 정산비용은 연간 2조원에 달한다. 관련 규정에는 전기요금으로 이를 회수하도록 돼 있지만 전기요금 조정이 어렵다 보니 판매사업자인 한전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6000억원에 달하는 탄소배출권도 발전사는 배출권 비용을 열량단가에 반영해 보전받고 있다. 하지만 요금관련 규정에는 비용 회수를 위한 별도의 법적 근거 없이 총괄원가에 반영하도록 돼 있어 고스란히 부담은 한전 몫이다.
800억원에 달하는 에너지효율향상의 경우 전력효율향상사업 비용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기반기금으로 보전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공급자의 EERS 비용은 현재 총괄원가로 보전 중이며 아직 비용 회수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결국 재생에너지 관련 비용은 전기요금에서 회수하도록 법적 근거는 갖추고 있지만, 비용의 범위, 회수 시기 등 원칙이 불분명하고 구속력이 약해 사업자에 비용부담을 유발하고 있다. 탄소배출, 에너지효율 향상 비용도 전기요금 산정 시 총괄원가에 반영하고 있지만 각각의 비용 회수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와 상세내용은 부재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에너지전환 정책이행을 위해서는 에너지전환 이행 및 비용에 관한 법적 체계와 근거 규정을 명확히 해 사회적 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에너지전환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바로 인식하고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정형석 기자 azar76@electimes.com        정형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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