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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방(19)달 너머로 달리는 말, 화이트 호스
장문기 기자    작성 : 2020년 06월 25일(목) 14:54    게시 : 2020년 06월 26일(금) 09:33
달 너머로 달리는 말
파람북 / 김훈 지음


‘문장과 표현의 힘’을 갖춘 김훈의 이 소설은 시원(始原)의 어느 지점에서 시작한다.

굳이 시대를 밝히자면 인간이 말 등에 처음 올라탄 무렵이지만 그 시기를 인간의 역사에서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록이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역사 이전의 시대이며 인간의 삶이 자연에서 분화하지 못하고 뒤엉켜 있는 상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기록으로 전하지 않는 아득한 시간과 막막한 공간을 작가는 신화적 상상력으로 채워간다.

이야기는 세계를 인식하는 바탕과 삶을 구성하는 방식이 다른, 결코 하나로 묶일 수 없는 두 나라 초(草)와 단(旦)의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야만과 문명이 충돌하는 한가운데서 무연한 생명들이 꿈틀거리고 울부짖으며 태어나고 또 죽어간다.

화이트 호스
문학동네 / 강화길 지음


‘2020 젊은작가상 대상’을 차지하며 주목받는 소설가 강화길의 두 번째 소설집.

그간 강화길의 작품들은 ‘믿을 수 없는 화자’를 앞세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확신하지 못하는 인물의 불안과 공포를 증폭해나간 끝에 예상치 못한 전말을 드러냈다.

이 책에 이르러 이제 강화길의 여성 인물들은 ‘모든 것을 아는 화자’의 자리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생존을 위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속속들이 파악한 끝에 한결 넓어진 이들의 시야에는 여성의 신체에 가해지는 위협뿐만 아니라 소문과 험담, 부당한 인식과 관습처럼 여성을 교묘하게 억압하는 거대한 구조가 서늘하게 비친다.

유령처럼 설핏 드러났다가 모습을 감추는 이런 구조를 강화길의 인물들이 감지하는 순간, 지금까지와는 다른 질감의 서스펜스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더욱 내밀한 긴장감이 소설의 치밀한 구성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까지 서서히 잠식해간다.


장문기 기자 mkchang@electimes.com        장문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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