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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기 쓸수록 보상 커진다…정부, ‘그린DR’ 추진
제주도 5월까지 벌써 43차례 출력제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높은 탓
전력계통 안정화 위해 ‘그린DR’ 활용키로
거래소, 9월 시행 목표 제도안 마련 예정
오철 기자    작성 : 2020년 05월 28일(목) 13:43    게시 : 2020년 05월 29일(금) 09:45
전기를 쓰면 쓸수록 돈을 받는다고? 흔히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전기는 아낄수록 요금이 적게 나온다. 수요자원시장(DR)에서도 마찬가지다. 전기를 아껴야 보상해 준다. 그런데 이런 제도가 실제 생길 전망이다.

정부가 제주도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 수용한계 초과에 의한 계통 위험을 해결하고자 전기를 쓰도록 유도하는 ‘그린DR’을 추진하기로 했다.

◆ 제주도 풍력 발전량 과잉...올해만 43번 출력제한
제주 풍력발전 설비가 올해 들어 벌써 40차례 넘게 멈췄다. 풍력 발전량이 과하게 급증해 계통상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출력제한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발전기 최소출력, 연계선 최소운전 등 단계적 계통 안정화 대책을 시행 후 최후의 수단으로 적정 주파수 유지를 위해 출력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2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제주 풍력발전단지들에게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43차례 출력제한을 발령했다. 지난해 총 46건이었던 출력제한이 올해 절반도 지나지 않아 40건이 넘게 발령됐다. 출력제한은 발전기를 멈추는 것으로 발전사 손실로 이어진다.

제주에너지공사만 보면 공사는 지난해 37번의 출력제한 명령을 이행했다. 이로 인해 사라진 발전량은 2.7GWh 규모(추정)로 돈으로 환산하면 3억7000만원 정도 된다. 내년부터는 출력제한이 풍력뿐만 아니라 태양광까지 확대될 전망이라 이를 해결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출력제한 발령이 잦은 이유는 제주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제주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체의 15% 정도지만 전력량이 많을 때는 제주도 전체 전력수요(500MW)의 60%까지 차지한다. 발전량이 많을 때는 신재생에서만 300MW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주도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CFI 2030)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계통 혼잡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CFI 2030은 2030년까지 풍력과 태양광 등 4085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변동성이 높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면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계통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수요관리 측면에서의 정책을 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

◆전력 소비를 증가시키는 DR...그린DR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제주도 전력 계통 안정화를 위해 풍력발전 출력제한을 줄이는 대신 수요를 늘리는 ‘그린DR’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그린DR은 약속한 시간에 전기를 사용하면 정산금을 받는 제도다. 공급이 넘칠 때 소비를 갑자기 증가시켜 과잉 공급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기를 쓰면 쓸수록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간다. 공급이 부족할 때 수요를 줄이는 기존 DR과는 정반대 개념이다.

그린DR 이행을 위해서는 굵직한 수요처가 필요하다. 정부는 제주도에 있는 호텔과 공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호텔의 경우 그린DR이 발령 나면 평소 적정 온도로 맞춰져 있는 냉난방기를 여름에는 쾌적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온도를 조정한다. 공장도 업무스케줄 조정이나 설비 가동을 늘리는 등의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일부 DR 사업자들은 그린DR에 참여할 고객사를 찾고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9월 시행을 목표로 제도를 만들고 있으며 사업자 협의,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제도안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린DR이 가능한 이유는 제주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넘쳐날 때는 전기가격이 급락하기 때문이다. 발전기들은 전력시장에 입찰해 가격경쟁을 하고 비용이 낮은 순서대로 투입된다. 원자력, 석탄 등 계통제약 발전기는 가격결정에서 빠지고 남아 있는 발전기들이 가격 경쟁하게 된다. 이때 제주도 신재생 발전사업자의 공급량이 많으면 화력발전기가 적게 돌아 계통한계가격(SMP)이 급락하게 된다. 해외의 경우는 가격이 제로(0)가 되기도 한다. SMP는 낮지만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받을 수 있으니 발전기를 돌릴 이유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공급이 넘칠 때 출력을 제한하기보다 발전기를 계속 돌려 SMP를 안 받더라도 REC를 받게 하고, 대신 지불하지 않아 남은 SMP비용을 그린DR 고객에게 주면 계통도 안정화 시키고 필요한 곳에 전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HVDC·전기차 등 계통 안정화 위한 노력
그린DR 외에도 제주도 전력 계통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추진된다. 계통 혼잡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는 제주도 전력을 육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꼽힌다. 한국전력은 제주와 전남 완도를 잇는 제3연계선 해저케이블을 통해 전력 수급 변동성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준공 계획은 올해 6월까지였으나 완도군 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 CFI2030 계획도 멈춰있다.

전기차 충전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해 발전량이 급증할 때 충전요금을 낮추거나 정산금을 보조해 전기차 충전을 독려하게 하는 방식이다. 다만 전력이 급증할 때가 전기차가 돌아다니는 시간이기 때문에 당장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린수소 생산(P2G, Power to Gas)도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P2G는 전력을 연료형태(가스)로 저장하는 기술로, 저장된 수소와 메탄을 연료전지 또는 가스터빈 등의 발전연료로 사용 가능하며, 도시가스망에 주입해 활용할 수도 있다. 또 화력발전에서 분리한 이산화탄소의 재활용이 가능해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S)과 연계할 수 있다. 울산과 나주에서 한전 주관하에 추진되고 있다.


오철 기자 ohch@electimes.com        오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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