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망연구본부장
이정호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망연구본부장

국가와 국민 경제의 향상에 따라 개인마다 삶의 질 향상은 무시할 수 없는 화두가 된지 오래이다. 삶의 질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겠으나 주거, 교통, 일자리, 교육, 환경, 복지, 건강, 안전, 소득, 직업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적절히 충족됨으로써 삶의 질은 개인별로 어느 정도 만족되는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직업인으로서 전기분야 연구자가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언뜻 생각해보면 국민의 일상생활 불편과 경제활동 중단을 초래할 수 있는 정전은 삶의 질을 훼손시키는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평상시 국민이 전기를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전력공급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한 전력공급 환경을 적기에 구축하는 것 또한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임무이다. 즉 발전소, 변전소, 송배전 설비는 국민 대부분에게는 혐오 설비이지만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확대 구축되어야 하는 국가적 인프라 구성요소이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2010년 정부에서 발표한 제5차전력수급기본계획(5차수급계획)과 현재의 전력공급 환경 및 최근 발표된 제9차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비교해 보면 적지 않은 차이와 새로운 정책방향을 발견할 수 있다. 매2년 마다 공표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향후 15년 간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국가적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5차수급계획은 2010년부터 2025년까지의 계획으로 석탄, 원자력 발전과 같은 기저설비의 점진적 확대, 수급안정 등 정책적 기능 강화를 포함하였다. 또한, 친환경 전원구성을 위해 원자력 건설의향을 우선 반영하고 전력수요 불확실성 대응을 강조하고 발전설비 계획 실효성 확보, 수급계획 이행력 강화, 안정적 계통운영을 위한 설비계획 수립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한 바 있다.

5차수급계획의 발전설비계획 수립방향은 전력수급안정, 적정 설비예비율 및 전원구성비를 제시하였다. 세부 정책방향은 친환경 전원구성(원전 및 신재생전원 최대 반영), 저원가 전력공급체계 구축(원자력, 석탄의 기저설비 확충), 전력수급 안정성 강화(수요와 건설이행의 미래 불확실성 대응), 타 계획과 정합성 확보(에너지 관련 기본계획과 정합성 확보)이다. 5차수급계획의 신재생에너지 설비계획의 경우는 2009년 2.7GW 규모에서 2024년까지 19GW 신재생에너지 설비 건설을 전망하였다.

5차수급계획의 장기 송배전설비계획 기준은 765kV, 345kV, 154kV, 66kV, 22.9kV의 전압별 역할 분담을 나열하였다. 중점 추진방향은 발전설비 건설계획과 송변전설비 건설계획의 연계성 강화에 의한 공급신뢰도 확보, 전력손실 및 혼잡비용 최소화, 송배전설비 고장시 전력공급 지장 최소화, 전력계통 안정도 특성 개선을 포함하였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공급에 있어 탈원전, 탈석탄,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의한 친환경 전원 확대, 신재생 수용성 확대가 가능한 전력망 구축, 전기저장설비(ESS) 구축 및 운영, 전력공급 유연성 확보,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유연송전(FACTS) 기술 적용, 전력시장 개선, 국가간 전력망 연계 등의 이슈가 있으며 기술적, 정책적으로 극복해야할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알려진 2020년부터 2034년까지의 제9차전력수급기본계획(안)(9차수급계획(안))에서는 24~30기의 석탄발전 폐기의 발전설비구성, 석탄발전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 달성, 석탄발전 제약에 의한 미세먼지 감축, 신재생설비 규모가 2020년 19.3GW, 2030년 57.9GW, 2034년 78.1GW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으로는 2030년 20%, 2034년 26%를 목표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신규 원자력발전 건설 백지화와 원자력발전 수명연장 금지에 따라 원자력발전의 점진적 감축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9차수급계획(안)은 친환경 전력공급을 정책의 핵심으로 담고 있다.

결국, 국민 삶의 질 향상에 필수적인 친환경 전기공급은 향후 이행되어야 할 정책 방향이며,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안정적 전력공급 실현 또한 삶의 질 향상에 필수적인 요구사항이다. 친환경이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기존 전기공급 기술만으로는 대응하기 힘든 도전적 과제를 해결하여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지속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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