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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6주년 인터뷰) 김양수 한국전기철도기술협회 회장
“전기철도 전문인력 양성 및 안전한 철도서비스 제공 주력”
박정배 기자    작성 : 2020년 05월 21일(목) 09:08    게시 : 2020년 05월 22일(금) 01:13
한국전기철도기술협회는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주박(駐泊) 기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주박은 철도차량이 차량기지가 없는 역에서 본선과 격리된 주박용 선로로 입고하는 것을 뜻한다. 광명역에서 운행을 마치는 KTX 차량이 들어와서 다음 운행을 준비하는 장소인 셈이다.

전기철도기술협회는 전기철도기술자로 구성된 6400여 명의 회원을 비롯해 860여 법인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3월 전기철도기술협회를 이끄는 김양수 회장을 만나 전기철도 업계의 현안을 청취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전기철도기술협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전기철도는 융합복합기술로 이뤄지는 철도 시스템 기술의 핵심축입니다. 정부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저탄소 녹색 교통의 기반을 구축하면서 철도가 국가교통체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데 일조했다고 자부합니다.

전기철도기술협회는 정부의 위탁업무와 전기철도 발전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면서 전기철도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고 철도 안전운행을 지원하며 철도안전 전문인력의 양성 및 관리를 통해 안전한 철도를 국민께 서비스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원들과 함께 전기철도 산업의 발전과 기술정보의 교류 및 연구개발에 전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기철도가 개통된 지 40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국철의 주요간선을 비롯한 여러 도시철도 전기철도 시설물들의 노후화가 심화하는 시점에서 전기철도기술협회의 역할은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전기철도기술협회는 전기철도 분야가 기술의 발전과 철도 안전운행을 위한 지혜를 모아 설계·시공·유지보수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심에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본지와 깊은 인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먼 과거에 철도청에서 사무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전기철도라는 직종을 신설하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한국전기공사협회와 한국전기기술인협회에서 전기철도 신설을 반대했습니다. 디젤 기관차 시절에는 기계 분야가 우선됐다면 시대가 바뀌어서 전기철도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해당 분야를 직종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전기가 한전의 영역만이 아닌 철도의 영역으로도 들어가는 셈입니다.

그런데 전기공사협회와 전기기술인협회에서는 같은 전기라는 분야에서 별도로 직종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즉 전기철도 분야도 기존에 전기공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그대로 진행하면 되지 않냐는 반론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옥내배선 등을 담당하는 인력이 전차선 공사를 곧바로 수행할 수 없으니 전문 분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기철도가 전기설비가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보통 전기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담당하는 반면 철도는 국토교통부에서 다룹니다. 그래서 저는 전기철도가 전기설비가 중요한 만큼 전기 분야로 편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기공사협회와 전기기술인협회 측에서 기존에 존재하는데 굳이 새로 만들 이유가 뭐가있냐고 반대해 양쪽을 설득하고 실무자들을 만났던 옛 생각이 납니다.

당시에는 전기신문도 전기공사협회와 전기기술인협회 측의 입장을 보도하는 등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그래서 사무관 신분으로 전기신문을 찾아가 항의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게 첫 인연이 됐습니다. 나중에는 이야기가 잘 풀리면서 좋은 유대 관계를 맺었습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추진하는 간이형 종합심사낙찰제의 경우 포괄적인 전기공사 업종 경력 대신 전기철도라는 동일 경력을 요구하면서 전기공사 업계의 반발이 있는 상황입니다.

“전기공사협회 회원사가 1만8000개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회원사들이 담당하는 전기공사도 각 분야가 있을 건데 전기철도 공사 입찰 자격을 모두에게 다 준다면 결국 기회는 더욱 줄어들 것입니다.

이는 공멸하는 길입니다. 전기공사를 따내기 위한 진입 장벽이 더 높아집니다. 그래서 지금 ‘로또’라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로비가 들어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기공사는 범위가 넓습니다. 작은 옥내배선부터 크게는 발전소 등 대형 공사까지 포함합니다. 철도시설공단에서 옥내배선 업체에 전기철도 공사 자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안전이라는 문제에 직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소규모 업체가 전기철도 분야에 영구히 격리된다는 법도 없습니다. 전차선 공사를 희망한다면 담당 직원을 전기철도기술협회 교육에 참여하도록 해서 일정 교육을 받으면 졸업할 때 시험을 봐서 합격하면 수료증을 만들어주고 자격을 줍니다.

그 회사가 전기철도 기술자를 몇 명 보유하면 처음부터 큰 공사를 담당하는 대신 작은 공사부터 입찰할 수 있게 합니다. 단계별로 큰 공사로 향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렇게 해야 공정하고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21대 총선을 지리산에 전기철도 관광 열차를 설치한다는 이용호 의원(무소속·전남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의 공약을 봤습니다. 지리산에 전기철도를 설치해 스위스 융프라우처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공약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관광 철도는 우리나라에 없습니다. 물론 진해 벚꽃 열차나 정동진 바다 열차처럼 단거리의 관광 열차는 있습니다. 그런데 융프라우와 같은 규모의 관광 철도는 없습니다.

융프라우에 세 번 정도 가봤는데 관광 열차 덕분에 작디작은 소도시 인터라켄이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됐습니다. 유럽 관광의 정식 코스가 됐습니다.

환경단체의 반대가 걱정되기는 합니다만 접근성 향상 측면에서 환영할 만합니다. 그리고 전기철도는 매연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환경친화적입니다. 특별히 산을 파괴하지 않는 한 권장할 만합니다.”

▶남북경협을 언급하면서 늘 북한에 철로가 연결되면 러시아, 중국을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다는 희망론이 나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남북경협에서 전기철도의 역할이 있습니까?

“언젠가는 되지 않을까요? 북한은 전차선로 설비가 뛰어나지 않습니다. 노선도 많이 없고 기술도 좋지 않습니다. 언젠가 연결되고 왕래할 시대가 되면 북한을 위해 우선 전차선로를 개량해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인력과 운영자가 필요합니다.

전기철도기술협회는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조직입니다. 즉 북한의 전차선로를 개량할 수 있는 사람을 교육하고 양성해서 언젠가 뜻을 이루도록 하는 데 협회의 존재 목적이 있습니다.”

▶혹시 궤도가 달라서 막대한 비용이 추가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요?

“북한은 표준궤를 씁니다. 대한민국과 같습니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러시아는 광궤입니다.

그래도 차축을 가변하는 등 방법은 찾을 수 있습니다. 모든 차를 그렇게 개량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물류를 러시아 광궤 차량으로 이동하면 될 일입니다.”

▶세계의 모든 궤가 통합될 날이 올까요?

“그게 표준궤입니다. 스페인의 경우 광궤를 사용했지만 프랑스와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표준궤로 바꾸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이익이 된다면 긴 노선일지라도 표준궤로 바꿀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철로 궤도가 협궤, 광궤, 표준궤 등으로 구분된 이유가 있나요?

“일본은 협궤가 많습니다. 산악 지대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들판이 넓으면 광궤가 유리합니다. 물류를 많이 실을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에도 수인선 협궤열차가 있었습니다. 물론 협궤열차는 크기가 작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트럭하고 협궤열차하고 충돌했는데 보통은 열차가 멀쩡하잖아요? 그런데 트럭이 멀쩡하고 열차가 옆으로 넘어졌다는 사례가 있기도 합니다.”

▶대전광역시에서 트램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성공 가능성이 있을까요?

“충분하다고 봅니다. 대전광역시는 거대도시는 아닙니다. 하지만 1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한 곳이기도 합니다. 거대한 비용을 들여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거나 고가 레일을 설치하는 대신 트램이라는 경전철이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본디 철도는 수요에 맞춰서 결정해야 합니다. 고속철도가 좋다고 서울 시내 안에 놓을 수 없는 이치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대전시의 트램은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또 좋은 볼거리, 관광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박정배 기자 pjb@electimes.com        박정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김양수 | 트램 | 한국전기철도기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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