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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대한민국 ‘트램 공화국’ 임박…‘엣지 있는’ 교통 혁명 결정체
박정배 기자    작성 : 2020년 05월 21일(목) 05:52    게시 : 2020년 05월 22일(금) 01:12
프랑스 리옹의 트램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 길이 막히면서 여행 마니아의 욕구는 더욱 커지는 현실이다.

한국인이 선망하는 주요 여행지 가운데 하나가 유럽이다. 국가마다 각기 다른 특색을 지니면서 역사·문화·스포츠·건축·일상 등의 요소가 색다른 매력을 가져온다고 인식되는 곳이다.

수많은 명소와 음식 등으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유럽에는 눈에 띄고 이미 알려진 매력 변수 외에 모세혈관과 같이 조그마해 보이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고 한번 체험해보고픈 여행용 ‘상품’이 주요 도시마다 존재한다.

바로 트램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상점가를 관통하는 트램

◆ 트램의 목적, 대중교통 수단부터 마케팅까지 ‘일거양득’

트램의 정식 명칭은 노면전차다. 말 그대로 노면 위를 달리는 전기 철도 차량이다.

대한민국에서 전기 철도는 지하철이 대표적이다. 지하에 철로를 설치하고 달리는 지하철은 때로는 지상으로 올라와 고가를 달리기도 한다.

이는 인도 및 차도와 같은 눈높이로 달리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트램의 특성과 대조적이라고 볼 수 있다.

트램의 최대 특성은 보행자가 호기심에서 차체를 손으로 만져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 정도로 분리 대신 융합이라는 본질을 지니고 있다.

국가마다 운행 방식은 다르지만, 유럽에서는 트램 노선 위로 일반 자동차가 다니기도 한다. 이 같은 풍경이 유럽을 대한민국과는 별도의 특성으로 여겨지도록 하는 관광객 유인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1899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개통된 전차

◆ 대한민국 근대 유물 ‘전차’…안전의 반면교사 行

이 같은 트램이 드디어 대한민국에 입성한다. 대전광역시가 도시철도 2호선을 트램으로 운영해 2025년부터 시민의 두 번째 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부산광역시는 도시철도 오륙도선을 오는 2022년 트램으로 개통할 예정이다.

원래 트램은 '전차'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근대 시대를 상징하는 유물이었다. 대한제국 시기부터 일제강점기 당시의 역사 드라마에서 전차를 보는 게 어렵지 않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대한민국에서 전차는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운행됐다. 각각 1899년과 1915년 운행을 시작했다.

전차는 1968년까지도 별다른 무리 없이 운행됐으나 교통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그해 완전히 폐지됐다. 서울과 부산의 전차는 지하철로 바뀌었다.

1899년 서울에 전차가 개통했을 당시 사람들의 반응은 마치 유럽에서 처음 트램을 보고 느끼는 여행객의 심정과 비슷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개통 당시에는 전차가 신기해서 종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고 시골에서 오로지 전차를 타보기 위해 서울로 온 사람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전차는 순식간에 괴물로 돌변하고 말았다. 개통 후 불과 열흘째인 1899년 5월 29일 어린아이가 전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종로2가 부근에서 5살 정도 되는 아이가 전차에 치여 죽고 난 후 아이의 아버지는 도끼를 들고 전차에 달려들었다. 이를 본 시민들도 같이 차량에 달려들어 불을 질렀다.

또 1901년 선로에 누워 잠을 자던 두 남자가 운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전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분노한 군중들은 전차를 불태우는 방식으로 화답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에 사용될 예정인 트램은 2025년 대전 베이스볼드림파크를 거쳐 야구팬을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 볼 거 없는 대전, 트램은 ‘마리한화’ 중독 열차

대전에 들어서는 트램은 원래 고가 자기부상열차로 계획된 프로젝트다. 하지만 고가 철로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점, 높은 곳에서 조망하는 특성상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한동안 논란이 불거졌다.

원래 계획인 자기부상열차로 진행했다면 이미 대전광역시는 도시철도 2호선이 달리고 있겠지만 계획 변경으로 인해 착공 시기가 약 7년 가까이 늦어졌다.

권선택 전 시장이 2016년 당선된 후 트램으로 변경을 추진한 뒤 예비타당성조사도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출했으나 당시 국토해양부는 예비타당성조사에 대해 단호했다. 트램은 자기부상열차와 비교해 적용하는 법률도, 건설 방식도 모두 바뀌기 때문에 예비타당성조사는 불가피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프로젝트는 예비타당성조차 면제 사업에 포함돼 공사 일정은 순식간에 가속 페달을 밟게 됐다.

대전광역시가 트램으로 거둘 수 있는 효과는 우선 볼거리 창출이다. 대전광역시는 시 행정부에서부터 ‘볼 게 없는 동네’라는 점을 인정할 만큼 다른 도시와 비교해 별다른 특징이 없다는 게 특징인 곳이다.

트램 도입으로 일단 체험을 위해서라도 대전을 방문하는 인원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트램은 대전 베이스볼드림파크를 지난다. 현재의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이다.

한화 이글스는 성적은 볼품이 없어도 인기는 국내 10개 구단 가운데 최상위권에 들어간다. 2025년 베이스볼드림파크가 완공되고 트램이 개통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홍콩 섬 상권을 관통하는 2층 트램

◆ ‘융합’의 아이콘 트램, 철저히 구분돼야 할 ‘안전’

대한민국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안전’은 트램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트램의 최대 특성은 인도 및 차도와 같은 눈높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충돌 사고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철도 건널목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에서 자동차가 지하철 혹은 KTX 등 열차와 부딪힐 우려는 사실상 없다. 자동차가 지하철 노선으로 혹은 일반 철도 노선으로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램은 자동차가 다니는 길 위에서 달리는 철도다. 심지어 운행 방식에 따라 자동차가 노선 위에 올라갈 수도 있다. 이는 보행자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국민의 시민 의식이 근대화 시기와 비교해 급격히 상승했기에 사고가 발생해도 불을 지를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누군가를 걱정과 슬픔의 상태로 몰아넣는 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게 한다는 각오로 운행 방침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이 진정한 ‘트램 공화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박정배 기자 pjb@electimes.com        박정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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