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국제표준 주도해 신산업 주도권 잡아야
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 제품 원스톱 시험인증서비스 제공
국기업 해외진출 가교 역할, 시험인증산업 글로벌화 도모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은 국내외에서 생산된 전기‧전자 제품과 생활용품을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험, 검사, 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또 세계 주요 국가의 정부 기관들과 업무 협약을 맺고 해외로 수출되는 제품들이 국내에서 발행된 성적서로 해당 국가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막히고 국내 산업계가 위기에 봉착하면서 시험인증기관의 사업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 때에 제대식 KTC 원장<사진>이 취임했다. 그는 특허청에서 심사관으로 근무를 시작해 특허심판원장을 지냈고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장, 특허법인 고려 변리사 그리고 철도청 부산전기사무소 기술과장으로도 활동했다. 지난해 12월 26일 KTC 원장으로 취임해 5개월가량을 지냈다. 제대식 KTC 원장을 만나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올해의 전반적인 사업 계획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한 지 5개월이 됐습니다. 취임 소감과 함께 그간의 일들을 소개해주신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분위기가 코로나19로 다소 위축돼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중국 등 해외 지사 방문도 연기된 상태인데 이런 때에 KTC 4대 원장으로 취임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코로나19로 전 산업계가 영향받고 있어 KTC 역시 전 직원 마스크 의무 착용은 물론이고 탄력근무제를 진행했습니다. 또 KTC를 가장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다 각도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취임 후 약 한 달 동안은 전 부서의 업무 보고를 받고 조직 분위기 파악에 주력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법정계량기로 지정됨에 따라 국내 최초로 전기자동차 충전기 형식승인 1호를 수여한 것은 의미 있는 일 중의 하나입니다. 이외에도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를 시작으로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발전 등을 위한 업무 협약도 연이어 체결했습니다.

♦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전기자동차, 드론,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시장에 빠르고 안전하게 나올 수 있도록 원스톱(One-stop) 시험인증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급속 전기차 충전기 시험설비와 충전기 통신 호환성 평가 장비를 구축했고 올해는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용 커넥터 등 주요 전장품에 대한 성능평가 기법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험 표준이 없었던 무선충전기, 금융 IC 카드, 지능형 로봇 등의 융복합 전자 제품 분야의 신뢰성 평가 시장을 공략하고 폴더블 스마트폰 기기 및 Speakerless TV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기의 성능평가 기반도 중점적으로 구축할 예정입니다. KTC는 IoT 보안 분야에서도 강점이 있습니다. 보안 평가 노하우와 신규로 구축한 보안제품 성능평가 설비를 활용해 내년부터 실시할 드론 등 IoT 보안제품의 신규 시험서비스 론칭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비대면 원스톱 모바일 서비스를 5월 중에 시작합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시료를 보내고 받을 수 있고, 비대면 상담, 접수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입니다.

♦연초 해외 사업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해외 사업 강화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인지, 또 현재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해외 사업을 타개할 방안은 무엇인가요?

국제적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를 견고히 형성하고 시험인증산업의 글로벌화를 도모해나가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국제 사회에서 그 이름만으로도 인정받는 SGS나 UL 등의 주요 글로벌인증을 국내에서 손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KTC의 강점입니다. KTC는 현재까지 세계 주요 29개국, 45개 정부 기관들과 업무 협약을 맺었고 성적서 상호인정으로 인증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해외 인증을 현지에서 취득하기 어려운 만큼 지금의 KTC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 직접 시료를 보내 시험을 하는 대신 KTC 성적서로 해외 인증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국가와 업무 협력을 맺고 우리나라 수출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와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시험인증 기관들이 신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KTC만의 신사업은 어떤 것입니까?

전기·전자, 기계, 계량 등 기존 주력 분야 이외에 융복합 시대에 발맞춰 여러 가지 신사업을 계획했습니다. 스마트미터 시험 및 무선 검침 데이터 유효성 분석과 ▲의료‧바이오 시험 범위확대 ▲융복합 전자 제품 분야 신뢰성 평가 시장개척 ▲모터 분야 업무 확대 ▲어린이 안전용품 분야 ▲공기질 검사 등 환경 오염물질 검사 시장으로의 업무 확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아세안 10개국, 북미, 중동, 러시아 등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개도국에 표준제도 노하우를 전수하는 컨설팅 사업도 기획했습니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신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스마트시티 플랫폼과 관련된 시험인증 표준개발 및 R&D 과제의 발굴 그리고 IoT 보안을 위한 소프트웨어 시험 등을 중점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 지난 3월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어떤 목적인가요?

KTC는 전기전자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산업 추세에 따른 매출 감소 등으로 원인 분석에 고심했습니다. 활력있는 KTC를 만들 방안으로 현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고 신사업 발굴과 경영환경 변화에 최적화된 조직이 필요했습니다. 기관 내 설문 조사를 통해 평가를 수집하고 기존 인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신구조합을 이뤄냈습니다. 또 부서 업무 간 유사성을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하고 부서 간 칸막이를 제거하기 위해 기존 8개 본부를 7개로 줄이고 부서는 더 늘려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이를 통해 신규사업 영역 발굴 및 KTC의 중장기적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수요자 중심의 기업 친화적인 공적 기능도 강화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대규모 인프라의 투자 집약도가 높은 주요 지역의 신성장 산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전 산업에 융복합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전기계에도 스마트 홈, 스마트시티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시험인증 기관장으로서 관련 기업들이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써서 이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국내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관련 국제표준 선점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2023년까지 4차 산업혁명 관련 국제표준을 300종 이상 제안해서 전체 20%를 선점한다는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국제표준화기구 의장단도 60명으로 확대해서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국제표준 경쟁력을 갖추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지금까지는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산업표준을 따라갔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을 주도해 신산업 주도권도 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표준화 작업에 기업 참여도가 저조합니다. 우리나라 국제표준화 활동은 학계나 연구기관 전문가가 약 75% 정도를 차지하는 반면 기업은 약 10% 수준이라고 합니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관련 교육과 지원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셨으면 합니다. KTC도 새로운 제품을 신속‧정확하게 시험, 검사, 인증할 수 있는 표준개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세종테크노파크와 세종시의 대표산업인 스마트시티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가 지난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수도 이전 협력 MOU를 체결한 것과 관련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역 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수도를 현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의 동칼리만탄으로 옮겨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이 한국의 세종시를 수도 이전의 성공사례로 꼽은 것이죠. KTC는 지난 3월 신설된 ‘스마트시티팀’을 필두로 스마트시티 기술과 기반시설에 대한 표준 계발 및 국제적 수준의 시험인증 서비스 제공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임기 내에 마무리 짓고 싶은 목표는.

KTC를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을 경영 목표로 삼았습니다. 지난 시무식 때 2020년 꿈 3가지를 제시했는데요, 시험인증 능력, 조직원 행복지수, 해외 시장 점유율에서 국내 시험기관 중 1위를 하자는 목표입니다. 시험인증 능력은 신속성, 정확성, 신기술 대응력에서 비롯되는데 결국 고객 만족으로 직결됩니다. 그리고 조직원 행복지수는 자기계발, 업무 분위기 활성화, 사내 동아리 활성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외 시장 진출 국가 수를 획기적으로 늘려 보다 다양한 성적서 상호인정 협력을 체결하고 해당 기관과의 긴밀한 업무 협력을 가져가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KTC를 가장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조직 그리고 고객들이 가장 찾고 싶은 시험·인증 기관으로 이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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