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5∼6월 하루 970만배럴 원유감산 합의
국제 유가 10% 급락, 美 산유량 강제 못해 동참 불투명

원유감산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지난 12일 OPEC+가 긴급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
원유감산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지난 12일 OPEC+가 긴급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

OPEC+가 감산 합의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사우디의 증산 선언으로 촉발한 ‘유가 전쟁’도 일단락될 전망이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간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가스콘덴세이트 제외)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된 감산량은 그간 OPEC+가 결정한 감산·증산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앞서 9일 발표된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감산 기준은 2018년 12월이며, 하루 250만배럴씩을 감산해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산유량을 각각 하루 850만배럴로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이날 합의로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유가가 코로나19의 위기 속에 지속적인 상승세로 반전하는 동력을 충분히 얻었는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위기로 감소할 원유 수요량이 하루 3000만배럴로 전망되는 만큼 OPEC+의 감산량은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9일 일일 1000만배럴 감산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는 10% 가까이 급락했다.

무함마드 굴람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 에너지 전문가는 “이번 감산 규모가 전례 없이 크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전대미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더불어 9일 미국은 OPEC+의 합의 타결을 촉진하려는 의도로 멕시코에 할당된 감산량 중 하루 25만 배럴을 떠안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산유량을 강제할 수 없는 미국 석유 산업의 특성상 미국이 ‘대리 감산’을 실행할 수 있는 지도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이런 우려 속에서도 나이지리아 석유부는 “미국의 개입으로 멕시코의 요구가 수용됐고 미국 석유회사들이 하루 30만배럴을 추가로 감산하면 단기간에 유가가 배럴당 15달러는 오를 것이다”고 기대했다.

로이터통신은 OPEC+ 소식통들을 인용해 “OPEC+에 참여하지 않은 산유국들(미국, 캐나다, 브라질, 노르웨이 등)이 감산에 동참하고 각국의 전략 비축유 구매를 고려하면 실질적 감산량은 하루 2000만배럴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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