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당국 “테스트 베드 확보가 한국형 GT 성공의 열쇠”
노후 100~150㎿급, 용량 안 맞아 국산 GT 380㎿ 대체 힘들어
생태계 유지 위해 필요한 최소 판매량 확보가 관건

지난해 9월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관계자들이 발전용 가스터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지난해 9월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관계자들이 발전용 가스터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테스트 베드 확보를 통해 국산 가스터빈의 연착륙을 유도하려던 발전당국의 계획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가스터빈 용량이 너무 커 테스트 베드 구축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국산 가스터빈을 위한 테스트 베드를 확보함으로써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발전소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노후 석탄·가스복합발전소를 대체건설하는 과정에서 일정 규모로 국산 가스터빈을 실증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었지만 발전당국은 그간 발전한 기술로 인해 기대하던 설비용량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제1호 국산 가스터빈을 실증할 예정인 한국서부발전 김포열병합발전소는 가스터빈 1기와 증기터빈 1기가 연결되는 ‘1:1 조합’으로 건설됨에도 설비용량 510㎿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다.

더욱이 두산중공업은 개발을 마무리하고 성능시험에 돌입한 DGT6-300H S1 모델과 병행개발해 오던 후속 모델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 베드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후속 모델은 380㎿급으로, 가스터빈 설비용량의 50% 수준의 증기터빈이 보편적인 것을 고려하면 1:1 조합을 채택했을 때 570㎿에 달하는 대용량 발전소가 건설돼야 한다.

문제는 국산 가스터빈 생태계가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가스터빈의 ‘판매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1990년대 초반 도입된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가 대체될 노후 가스복합발전소로 언급되는 가운데 당시 도입된 가스터빈 용량이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이다.

테스트 베드 유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서부발전 서인천발전본부와 한국남부발전 신인천발전본부에는 총 16기의 가스터빈이 설치돼 있지만 모두 150㎿급이다.

가스터빈 2기와 증기터빈 1기를 연결한 ‘2:1 조합’을 채택한 서인천·신인천발전본부의 총설비용량은 3600㎿에 불과해 이를 모두 테스트 베드로 돌리더라도 6기밖에 들어갈 수 없다.

한국동서발전 일산화력본부는 100㎿급 가스터빈 6기를 보유해 총설비용량이 90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가스복합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도 석탄 1기당 가스복합 1기로 대체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물량 확보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테스트 베드 확보가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발전소 개발 성공을 위한 열쇠라고도 볼 수 있는 만큼 발전당국이 묘수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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