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인버터 등 지속적으로 저렴해져 발전단가 낮추는 역할 톡톡히

태양광 설비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그리드 패리티 달성이 목전에 도달했다. 그리드 패리티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기존 화석연료의 단가와 같아지는 시점을 말한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그리드 패리티를 넘어 더욱 저렴해져야 국민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청정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되며, 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발전단가에 업계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력거래소가 제공하는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kWh당 104.0원 수준이었던 태양광 발전 정산단가는 지난 1월 85.0원까지 하락했다.

여전히 40원에서 60원대를 오가는 원자력 발전소의 정산단가에는 못 미치지만 70원대에서 90원대를 오가는 석탄화력 발전과 비교할 때 충분히 경쟁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이처럼 태양광 발전소의 정산단가 하락은 최근 들어 점차 저렴해지고 있는 설비가격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한 전문가의 설명이다.

태양광산업협회와 PVInsight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폴리모듈 가격은 W당 0.19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W당 0.219달러로 시장을 연 것과 비교할 때 지속적으로 하락한 수치다. 이 같은 하락세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29일 기준 폴리모듈 가격은 W당 0.186달러 수준이다.

모듈뿐 아니라 인버터와 같은 태양광 발전소를 구성하는 설비 단가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설비 단가 하락으로 인해 업계의 수익성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 나오지만 태양광 업계는 오히려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설비 단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제품의 소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태양광 모듈을 구성하는 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이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모양새다.

원재료 가격의 하락으로 제품 단가가 떨어지는 만큼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업계는 대응하지 못할 수준으로 설비 단가가 급락하지 않도록 긴장은 풀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최근까지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의해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설비가격이 저렴해지는 추세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인해 시장이 급변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것.

태양광 업계 한 관계자는 “태양광 설비 가격하락은 태양광 발전단가가 그리드 패리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신호”라며 “태양광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태양광 가격이 하락하는 모양새지만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정산가격 하락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업계 한 전문가의 지적이다.

국내 시장으로만 볼 때는 재생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는 긍정적인 모양새지만 세계 시장으로 시야를 넓혔을 때는 발걸음이 상당히 더딘 편이기 때문이다.

BNEF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2018년 태양광 발전단가는 MWh당 36달러다.

석탄 67달러, 가스 40달러, 원자력 94달러와 비교할 때 태양광이 월등히 저렴한 수준이다.

독일도 태양광이 74달러로 가스(76달러)나 석탄(96달러)보다 싼 가격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해외 재생에너지 선진국들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이미 기존 발전원 대비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제도적 지원을 통해 재생에너지 가격을 지속적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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