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체계개편 방향,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월성원전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착공 여부 등 굵직한 현안들의 공통점이 있다.

전기요금 체계개편 방향은 지난해 11월 말,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발표됐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맥스터 포화에 따른 월성 2~4호기 가동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이번 달이 착공의 마지노선이었다.

그러나 이 굵직한 현안들은 모두 연기됐고 결국 총선 이후에 결론이 나게 됐다는 게 공통점이다.

당시에는 굵직한 현안을 발표하면서 총선 결과를 의식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덧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바꿔서 말하면 이제 곧 이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급속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의미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존재하지만 확산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고 더 미룰 수도 없는 현안들이라 어떤 형태로는 논의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의사결정권자와 실무담당자의 의견이 달라서 진행이 더딘 건 아닐까 생각하다가도 총선을 앞두고 민감한 문제를 건들기 싫다는 단순한 이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정치적인 일정과 무관하게 다뤄야 할 현안이 너무 많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연기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최초에 제시됐던 기한을 넘긴 이 굵직한 현안들은 내부적으로 혹은 물밑에서 논의될 시간이 충분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사실 위 현안들은 총선이 아니더라도 갈등의 소지가 많아 쉽게 결정 내리기 어려운 현안들인 것은 맞다.

전기요금도, 에너지 믹스도, 맥스터 증설 등 자체로도 복잡한 사안인데 에너지 분야는 이미 오래전에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갔으니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각 사안이 3~5개월 정도 시간을 끌어온 만큼 더 합리적이고 수긍이 되는 결론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된다.

대다수가 일정이 연기된 이유라고 생각했던 ‘총선’이 결국 끝나가고 이제 이런 굵직한 현안들을 풀어놓을 때가 왔다.

오래 기다린 만큼 실망스럽지 않은 결과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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