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터미널 등 장거리 교통 차질…SOC 신·개축 ‘언감생심’

3월 30일 인천국제공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30일 인천국제공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은 사실상 멈춰 섰다. 이 같은 현상은 교통이 중단된 데 따른 결과다.

만일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 시기의 대한민국은 임박해온 총선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역의 SOC 현안에 국민이 관심을 기울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모든 현안은 코로나에 묻히고 말았다.

물론 총선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SOC 공약을 내세우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국민의 관심사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기 위해 동선을 제한하고 마스크를 구매하는 데 집중돼 있다. 섣불리 움직이는 것조차 겁이 나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다. 그나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느 정도 일상을 찾아갈 가능성도 눈에 띄지만, 외국의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자국 내 이동조차 제한되고 있다. 물론 외국인의 국내 입국도 꿈꿀 수 없는 현실이다.

공항은 평균 이용객 수가 급감했다. 하루 평균 19만 명에 달하던 인천국제공항은 지난주 9000명까지 떨어졌다. 아시아권으로 한정해 국제선을 운용하는 김포국제공항이 3월 들어 인천공항의 이용객을 넘어서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물론 김포공항조차 이용객 수는 줄고 있다.

특히 1일부터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는 의무적으로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입국 금지와 다름이 없는 조치로 인해 교통량은 한층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항공 이용객 수가 줄어든 만큼 필연적으로 공항철도 이용객 수도 줄었다. 이로 인해 공항철도 직통열차 운행이 1일부터 6월 30일까지 3개월 동안 중단된다. 공항철도 직통열차는 서울역과 인천국제공항 사이를 멈추지 않고 운행하는 노선이다.

지난해 일평균 공항철도 직통열차 이용자 수는 5402명이었으나 3월 16~22일 이용자 수는 248명에 그쳤다. 사실상 없어진 것과 다름이 없는 셈이다.

철도 또한 이용객 수 축소와 감염에 대한 사회적 우려로 인해 운행 편수를 대폭 줄였다. 한국철도공사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강화에 따라 주말 KTX 열차 운행을 줄인다고 밝혔다.

토요일은 332회에서 302회로, 일요일은 328회에서 300회로, 각각 30회, 28회 운행을 감축한다.

고속버스 또한 코로나 현상이 가장 심각한 대구·경북 지역은 아예 운행을 정지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장거리 노선도 대폭 운행을 감축하고 있다.

예컨대 가격 경쟁력으로 KTX보다도 고속버스로 주로 이동하는 진주↔서울 노선의 경우 평균 3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던 편수가 3시간 간격을 두는 등 대폭 줄었다. 편수가 줄어도 승객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2003년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15년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만 해도 해외 출입국이 세계적으로 제한되고 국내 이동이 줄어드는 사태는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또 이는 국지적으로 발생한 질병 창궐 현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지구촌의 문제로 급부상했다. 대한민국에서 사태가 종식하더라도 해외와의 교류는 당분간 중단될 소지가 다분하다.

2020년을 맞이해 국토교통부가 청주·무안·양양 국제공항의 인바운드 거점화를 추진하고 김해국제공항을 확장하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제주 신공항, 경기남부 국제공항 등을 시도하는 과정이 암초를 맞닥뜨릴 우려가 크다는 전언이다.

특히 대구 지역의 경우 K-2 공군기지의 공사가 완전히 중단돼 지역 전기공사 업체도 개점 휴업 상태다. 전기공사뿐만 아니라 모든 SOC 관련 공사가 완전히 손을 놓는 형국이다.

안양시의 경우 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개발 이슈가 코로나로 인해 묻히고 말았다. 시외버스터미널의 용도 변경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최대호 안양시장이 심재철 미래통합당 의원으로부터 특혜 의혹을 받았지만, 현재 질병 감염 이슈가 선거판을 좌지우지하면서 터미널과 관련한 정쟁이 멈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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