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기 에기평 본부장 ‘재생에너지 계획적 개발 방안 국민토론회’서 주장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 위해 입지선정을 부처별 핵심 미션으로 설정해야

어기구‧김관영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재생에너지 계획적 개발 방안 국민토론회’에서 주요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어기구‧김관영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재생에너지 계획적 개발 방안 국민토론회’에서 주요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전 정부부처가 참여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성진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본부장은 어기구‧김관영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재생에너지 계획적 개발 방안 국민토론회’에서 지정토론자로 나서 “각 정부의 역할을 분명히 나눠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본부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각 정부부처가 정확한 미션을 부여받아 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부처별로 에너지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계획입지 단지 조성을 핵심 미션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각 부처별 협력도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국무총리실 산하의 재생에너지계획입지위원회 등 전담기관을 설립하고, 총리 주재로 각 부처별 장‧차관이 재생에너지 확산을 진두지휘한다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입지 선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재생에너지 관련한 대부분의 정책을 맡는 현행 체계를 개선해 해상풍력 계획입지는 해양수산부, 육상풍력은 산림부와 환경청, 태양광발전은 국토교통부와 농림청 등에서 맡아 입지조성의 중요한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게 성 본부장의 설명이다.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단지 구축과 전력망 연계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음으로써 사업이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성 본부장에 따르면 실제로 산업부와 사업자들이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을 위해 공을 들이더라도, 결국 타 정부부처와의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사업이 좌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해수부와 부산광역시가 공동으로 발표한 부산해역의 해양공간관리계획에 에너지개발구역이 용도구역 지정에서 제외된 것 역시 이 같은 문제의 일환이다.

해수부에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명확한 미션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해수부가 해야 할 우선 역할에 충실했고, 그 결과가 부산해역의 에너지개발구역 미지정으로 되돌아 온 셈이다.

성 본부장은 “만일 해수부가 해상풍력 계획입지를 조성한다면 해수부가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수부가 해상풍력과 수산업 간 상생공존방안을 마련한다면 그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산업부가 홀로 일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3020 재생에너지 확산계획 달성을 위한 범부처적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이미 업계에서는 해묵은 논란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방증하듯 부처별 협력을 위한 명확한 미션이 제시되지 않아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서순철 전남도청 에너지신산업과장도 최근 부산해역의 에너지개발구역 미지정 문제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전라남도 신안 지역에 추진하고 있는 400MW급 해상풍력발전단지 추진을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해역에 대한 용도구역 지정이 필수인데, 최근 부산해역 사례를 보며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는 게 서 과장의 설명이다.

서 과장은 “해수부의 공간관리계획에 용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사업이 지체될 것이라는 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적어도 국무총리실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주셔야 지자체에서 업무를 추진하며 겪는 어려움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 역시 “어민들이 사업자를 믿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들과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사업을 조율하고,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또 다른 지정토론자로 나선 조공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계획입지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절차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의 주민수용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문제는 계획입지제도 선정 등 선행과정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절차라는 게 조 위원의 설명이다.

비슷한 사례로 발전사업허가나 신도시 지정 등을 들었다. 이미 부지를 다 선정해놓은 상태에서 사업추진을 앞두고 주민 반대로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가 이 같은 절차 문제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조 위원은 지구지정심사 이전에 주민동의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전북 지역에서는 민간협의회와 같은 방식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지구지정에 반영하고 있다.

조 위원은 “지구지정심사 기준에 주민수용성을 포함토록 해야 한다. 전라북도에서 실시하는 민간협의회 같은 방식이 방법론적으로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기구‧김관영 의원실이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행사는 문재인 정권의 핵심정책인 재생에너지 보급의 활성화를 위한 산업계 의견 청취를 위해 열렸다. 이를 통해 산업계 육성을 위한 국회 차원의 정책적 지원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김관영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며 주민수용성의 벽은 넘기 어렵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양보와 타협을 통해 풀어내야할 문제”라며 “오늘 토론회에서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그런 의견들이 앞으로 국회에서 입법과 예산으로 뒷받침돼 재생에너지 보급과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기구 의원도 개회사를 통해 “이번 토론회가 기형적으로 발전된 에너지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혜안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현재 신재생에너지 법안이 상당히 쌓여있다. 2월 달에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주영준 실장도 “정부도 지속적으로 노력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좋은 결과 만들겠다”며 “지난해 우리나라는 3.5GW 수준의 재생에너지를 보급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환경과 공존하는 재생에너지를 통해 주민수용성 확보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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