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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 "에너지전환 성공 위해선 수치논쟁보다 수단논쟁 우선돼야”
성공의 3요소 수급계획, 시장운영, 계통운영 꼽아
기술 패러다임의 큰 변화 과거의 지식이 새로운 지식 습득 방해 될 수도
전력거래소 인력확대 전문역량 강화...시장제도 개선 등 이끌 것
취임 2주년 맞은 조영탁 이사장


조영탁 이사장은 학자 시절 균형 잡힌 시각으로 에너지문제를 바라봤다. 소신도 확고했다. 그의 소신은 소위 학자의 고집보다는 현실을 냉정히 평가하고, 현실에 기반한 실현 가능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 학자시절 조 이사장이 썼던 글 중에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글귀가 있다. ‘계획 논의가 과잉 정치화될수록 그 내용은 과소 전문화되고, 특정 전원에 대한 정치적 확신이 커질수록 그 계획의 불확실성은 증가한다.’ 그는 학자시절 ‘로도스 섬 우화’를 통해 에너지정책 갈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어떤 허풍쟁이가 로도스 섬을 구경하고 돌아와서 자신이 로도스 섬에서 엄청난 높이뛰기 신기록을 세웠다고 과장하면서 로도스 섬 사람에게 확인해보라고 허풍을 떨었다. 그러자 그 말을 듣고 있던 한 사람이 굳이 거기 가서 물어볼 필요가 없다면서 말했다. ‘여기가 로도스 섬이다. 여기서 뛰어보라!’(Hic Rhodus, hic saltus!). 그 말에 허풍쟁이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는 얘기다. 아무리 좋고 자랑할 만한 주장이라도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에 부합하고 실현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우화이다.”
2년 전 그는 글을 통해 정확히 현재 난맥상에 빠진 에너지문제를 예견했다. 학자에서 정부 에너지정책 계획을 지원하고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민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전력거래소 이사장에 부임한 지 2년이 됐다. 쉼 없이 에너지전환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조 이사장이 바라본 전환은 어떠했을까. 또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는 중추 기관에 부임해 CEO로서 2년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에너지전환 성공을 위한 3가지 열쇠
조 이사장은 최근 에너지전환 논의가 수치 논쟁으로 변질됐는데, 수단 논쟁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에너지전환의 성공을 위한 핵심요인 3가지로 수급계획, 시장운영, 계통운영을 꼽았다.
“수급계획에는 이미 전환의 개념이 포함돼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수급안정을 기본으로 하고 전환이 가미됐다고 볼 수 있죠. 전환의 개념이 포함된 만큼 수급계획 수립 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입지와 연계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발전소 부지를 선정하고 계통연계 계획을 세웠다면 이제는 입지와 계통을 연계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 때문에 수급계획 수립 과정에서 지자체의 역할이 제일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죠. 또 시장운영이 바뀌어야 합니다. 현 CBP시장은 석탄과 원전 중심의 전원구성에 부합한 시장입니다. 현 시장에서 에너지전환의 성공이 어려운 만큼 시장제도 개선은 필요합니다. 재생에너지의 증가는 불확실성의 증가로 볼 수 있죠. 흔히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말합니다.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백업 설비가 필요한데, 이를 다양한 시장을 통해 보완해야 합니다. 별도의 시장으로 보조서비스시장이 활성화 돼야 하며, 실시간 시장 도입도 필요합니다. 또 간헐성 전원인 재생에너지의 증가로 인해 계통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신재생발전과 관련한 명확한 연계 기준은 물론 신뢰도 기준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또 재생에너지 증가는 계통운영 과정에서 분명 불확실성을 높일 것입니다. 신재생에너지는 비 중앙발전이기 때문에 보상기준이 없는데 계통안정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제약했을 때에 대비한 보상기준 등이 필요합니다. 이미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은 외국의 경우 조건에 따라 보상을 하는 경우와 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력거래소도 보상기준 마련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조 이사장은 또 “국민DR,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RE100 등 전기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전력신시장의 활성화로 에너지전환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며 “배출권 할당정책과 연계해 환경급전을 통해 시장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100 직접계약제도, REC경매시장 도입 검토
“시장제도 개선측면에서 보면 친환경 중심의 전력공급체제 전환을 위한 전력시장 구축의 가속화가 필요합니다. 배출권비용을 변동비에 반영하고, 재생에너지 입찰 및 공급기여도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며 유연성자원의 시장진입 확대를 위한 보조서비스(A/S) 등 실적기반 정산제도 도입이 필요합니다. 신산업 분야는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RE100 직접계약제도와 관련한 시장제도 개선과 REC경매시장 도입 등을 검토 중입니다. 소규모전력중개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재생에너지 예측력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정산금 제도 도입이 필요하며 국민DR 활성화를 위한 수익성 및 인프라 확충이 요구됩니다. T/F 및 사외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얻은 다음 실시간시장 도입 등 차세대 전력시장 설계(안)를 검토하고 계획을 수립할 방침입니다.”

전력거래소, 에너지전환 최고 전문기관으로
조 이사장은 전력거래소는 앞으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의 회원사는 2011년 418개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 3574개사로 늘었다. 그만큼 이해관계자가 많아졌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만큼 정확한 심판의 역할이 필요하다.
“전력거래소의 역할을 강화해 시장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시장에 대해 많이 알아야죠. 더 나아가 이해관계 조정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외부 거버넌스를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전력거래소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는 만큼 조 이사장의 목표는 취임 이후 줄곧 거래소를 ‘에너지전환 최고 전문기관’으로 성장시켜 대내외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대내적으로 인사·교육·혁신·재난안전 등 기관 운영체계를 재정비해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의 핵심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역점을 뒀습니다.”
취임 후 2년 동안 역량 있는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신입직원은 물론 전문원 및 경력직 138명을 채용했다. 또 채용·이동·승격·임금피크제·전문성 강화를 위한 ‘인사혁신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많은 전문인력을 확보했는데 이들은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기술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한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에너지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과거의 지식이 새로운 지식 습득에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조 이사장은 “특히 창립 20주년이 되는 내년 4월 시점에는 ‘전력산업 선진화’ 단계를 넘어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위상 제고와 중장기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전력거래소 고유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구성원들이 가치를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론 전력거래소의 업무 중 전력수급·시장·계통 업무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유기적인 운영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거래소를 ‘에너지전환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친환경전원 확대에 따라 전력수급 안정이 다른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시장·계통 연계 강화를 위해 미세먼지 저감 대책 및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국민참여형 에너지 플랫폼’ 시대를 맞이할 것
“향후 10년은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와 기술·산업 구조의 대전환기가 될 것입니다. 특히 전력산업 분야도 에너지전환과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전력산업 선진화’를 넘어선 ‘국민참여형 에너지 플랫폼’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전력계획·시장·계통을 아우르는 전력거래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국민적 신뢰와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또 다양한 이해관계자 출현 등으로 에너지전환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조정, 해결하는 것은 물론 국민 컨센서스가 필요한 부분은 설명회 개최 등 적극적 소통을 강화하겠습니다.”



작성 : 2020년 02월 13일(목) 10:32
게시 : 2020년 02월 14일(금) 10:09


유희덕 기자 yuhd@electimes.com        유희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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