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사옥 건립 당장 추진보다 재검토해야”

감영창 후보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감영창 후보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기공사협회 제26대 중앙회 선거는 기호 1·2·3번 후보가 양보 없는 혈투를 펼치고 있다. 후보들이 내세운 저마다의 공약 중 현직 회장인 기호 3번 류재선 후보가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읍에 교육 시설을 완비한 사옥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이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인물이 기호 1번 감영창 후보다.

감영창 후보는 오송 사옥 건립 추진에 대해 업계의 현실을 외면한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가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돈’으로 귀결되는 만큼 비용과 수요 예측을 완벽하게 한 뒤에 프로젝트를 달성해도 늦지 않다는 게 감 후보의 호소다.

본지는 감영창 후보를 만나 오송 사옥 건립에 대한 소신과 복안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류재선 후보 사퇴론에 대한 이유도 들었다. 전기공사협회가 대주주로 있는 본지에 대한 감 후보의 생각도 청취했다.

▶ 오송 사옥 건립 여부는 현재 류재선 후보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전면 재검토 카드를 꺼낸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 업계가 기술자, 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게 교육 시설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현상입니까? 아닙니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고 업계 현실이 어렵다 보니, 특히 3D라는 말을 듣는 업종이다 보니 지원자가 감소하는 게 사실입니다. 과연 1년에 2만8000명에 달하는 교육을 진행할 자원이 있습니까? 이 같은 수요 예측도 이미 문제투성이입니다. 두 번째로 지난해 10월 28일 이사회 결의 사항을 보면 850억 원을 책정했습니다. 단기간에 끝나는 공사도 아니고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1000억 원 정도를 예상합니다. 협회는 현재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없습니다. 현재의 등촌동 사옥이나 각 지역의 시·도회 일부 사옥을 매각해야 하는데 그럼 자금을 어떻게 감당할 겁니까? 일부에서 등촌동 사옥을 매각 내지는 근저당을 설정해서 대출을 받아서 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류재선 후보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대안이 없습니다. 1000억 원이라는 자금을 투입하고 2만8000명에 해당하는 교육자를 받아들이려면 교수진, 사무직원, 시설 직원 등 연인원 최소한 수백 명에 달하는 교직원이 필요합니다. 수요 예측도 안 되고 자금 조달도 안 되는데 만약에 교육생이 안 오면 이 많은 교수진 급여는 누가 책임집니까? 대출을 받으면 된다고 하면서 500억~600억 원을 얘기하는데 연 2.5% 이율이라고 하더라도 회원사 부담이 상당합니다. 현 체제의 협회에서는 각 시·도회 사옥을 조합에서 매입하기로 했다고 홍보합니다. 제가 알아보니 사실은 조합에서는 예산 편성이 안 돼 있습니다. 협회에서는 130억 원을 달라고 했고 조합은 거기에 난색을 나타내며 80~90% 수준으로 해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슨 오송 사옥 건립을 당장 추진한다는 말입니까?”

▶ 하지만 이미 매입한 부지입니다. 뒤집을 수 있을까요?

“저는 전면 폐지가 아니고 재검토를 한다고 했습니다. 이미 우리 부지는 1만3000평에 대한 비용을 냈습니다. 저는 교육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관리비, 자금 조달 방식 등을 검토해서 부지를 확보했으니 점진적으로 교육 인력을 충원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100명에 대한 시설을 운용해보고 이후 점점 200~300명으로 확대하면 자금 압박도 안 받고 교수진을 미리 확보하는 우를 범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구축한다는 위험한 발상을 하면 안 됩니다. 60년 동안 선배들이 일궈놓은 자산을 한 번에 날릴 수는 없습니다. 벽돌 한 장 한 장 쌓는 심정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 전기공사 업계에 뛰어드는 젊은 도전자가 적은 현실입니다. 위험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도전을 북돋을 방안이 있습니까?

“사업을 하면서 전기 기술자에 대한 처우가 먼저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보수가 타 업종에 비해 높다면 유인책이 되고 위험하다는 발상이 있다면 안전장치를 잘 준비하기만 하면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입니다. 미국이나 호주는 전기 기술인 보수가 상당합니다. 미국은 1년 연봉이 2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억 원이 넘습니다. 거기에 안정적이고 경기도 안 탑니다. 애널리스트, 펀드 매니저 등은 경기에 따라서 좋으면 취업이 잘 되고 나쁘면 또 해고입니다. 하지만 전기 기술자는 그런 게 없습니다.”

▶ 성명을 발표하셨습니다. 류재선 후보 사퇴를 요구하셨는데요?

“네, 사퇴하라고 했습니다. 류 후보는 3년 전 대의원을 향해 단임을 약속했습니다. 대의원은 회원사를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즉 모든 회원에 대한 약속을 어긴 셈입니다.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도덕적 결함이 있습니다. 지도자의 약속 하나하나는 천금의 무게를 갖습니다. 협회는 60년 역사에 회원 수 1만7000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체장이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안 지키면 업계 신뢰도에 상당한 문제가 생깁니다. 그리고 선거 규정을 변경해 연임하도록 한 것은 이미 법을 떠나 도덕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1만7000명 회원사 대표를 향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바꾸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 본지 독자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전기인이자 협회 간부를 역임한 사람으로서 전기신문이라는 언론사가 함께 한다는 점에 대해 깊은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전기신문 운영 실태를 보면 과연 경영권이나 편집권을 보장하고 독립이 돼 있는지 의구심을 가집니다. 저는 안 돼 있다고 봅니다. 제가 회장이 되면 신문사를 경영으로부터 독립시키고 편집권을 독립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기공사협회는 대주주로서 권리를 포기하겠습니다. 경영권과 편집권을 독립하면 신문사 대표자를 회원사가 맡으면 안 됩니다. 논공행상의 대상이 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전기인으로서 신문에 대한 전문성이 없습니다. 정론직필의 길을 사수하기 어렵습니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보면 전기신문이 정보가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면 신문의 90%가 쓰레기통으로 간다고 합니다. 비닐봉지도 안 뜯는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매일 챙겨봅니다만 다수의 회원이 그런 행태라고 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저명한 언론인 출신 경영인을 모셔오겠습니다. 대주주로부터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편집권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인으로서 협회가 어렵게 적자를 보면서까지 전기신문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데 회원들로부터 안 읽히고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애용이 안 되면 상당히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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