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변경 시 인증 다시 받아야, 큰 조명업체는 수억원대 비용부담
유통대리점 측은 1억원 이내서 보상의사 밝혀, 적절한 해법 찾아야

LG이노텍이 오는 4월 LED패키지 단종을 선언하고, 그동안 이 패키지를 썼던 LED조명 기업들이 다른 회사의 제품을 적용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업체들이 다시 획득해야 할 시험인증비용 문제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LED조명기업은 당연히 LED패키지 교체에 따른 인증비용 전액을 LG이노텍과 대리점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LG이노텍은 현재 유통대리점을 통해 업체들의 민원 대부분을 해결한 상태이며, 문제를 제기하는 업체들의 경우 과도한 인증비용을 요구해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LED조명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LED패키지 단종이 커다란 이슈다.

LG이노텍은 지난 2019년 10월 수익성이 좋지 않은 LED사업 대신 고부가가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LED패키지의 단종을 대리점과 LED조명기업들에 통보하고, 최종구매 접수는 2020년 1월 30일까지 받고 2020년 4월 29일 이후 제품을 단종하겠다고 밝혔다.

단종되는 제품은 LED패키지 3528, 4014, 5630, 3030, 3535, 7070, COB, 모듈, UV-A 패키지, UV-C모듈 제품군이다.

때문에 LG이노텍 제품을 썼다가 다른 패키지나 모듈로 바꿔야 하는 LED조명 업체들은 고효율인증, 전자파인증, 친환경인증 등을 다시 획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인증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이냐다.

LG이노텍 패키지를 썼던 업체 중 상당수는 억울하기는 하지만 그냥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시험인증을 다시 받고 있는 형편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억울하기는 한데 대기업인 LG이노텍이 우리의 요구사항을 들어나 주겠느냐”면서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꺼내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자체 비용으로 시험인증을 다시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일반적 행태를 봤을 때 재인증 비용을 요구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자포자기한 것이다.

그러나 재인증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일부 업체들은 사정이 다르다.

LED조명 조달시장 상위권 업체인 A사는 지난해 12월 LG이노텍의 사업중단 이후 자체적으로 재인증에 필요한 비용을 파악한 결과 4억원이 넘는 금액이 발생, 이 중 2015년 이전 모델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의 재인증 비용을 LG이노텍 대리점 측에 청구했지만 1억원 이내에서 보상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사 관계자는 “현재 LG이노텍은 우리와 직접적인 대화를 하지 않고 있으며 모든 것을 대리점에만 맡기고, 요청사항 접수나 답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어찌됐건 간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LG이노텍이 LED패키지 생산을 중단키로 한 게 직접적인 원인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협의에 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LED조명 기업들과 직접 거래하는 곳은 일반 대리점들이며, LG이노텍은 LED조명업체들과의 협의 과정에서 문제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대리점들에 당부했다”면서 “전기신문의 취재에 따라 유통 대리점과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상황을 꼼꼼하게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조명업체들과는 합의가 원만히 됐고, 과도한 인증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한곳 정도만 아직 정리가 안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A사 관계자는 “LG이노텍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 재인증비용이 과도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구체적인 제품, 모델, 인증종류 등에 대한 모든 리스트를 LG이노텍 측에 넘겼다”면서 “아무튼 LG이노텍과 대리점의 조건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우리 입장을 그쪽에 전달했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번 논란은 LG이노텍의 설명처럼 한 개 업체의 문제제기 만은 아닌 정황이 포착됐다.

지방에 소재한 조명업체 B사는 A사보다 더 많은 재인증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현재 LG이노텍과 대리점의 상황을 보면서 문제제기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B사 관계자는 “우리 업체는 LG이노텍이 우수한 효율의 LED패키지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해서 많은 제품에 적용했는데, 이제 와서 단종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추정치로는 10억원 이상의 재인증 비용이 예상되는데, 대리점을 통해 지원가능 여부를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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