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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복덕규 코트라 신남방비즈니스데스크 PM
비즈니스데스크, 5월 출범 이후 누적 상담 건수만 8000건 달해
“국내 중소·중견기업, 신남방국가 진출 전략 서둘러 수립해야”
국내 제조업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신남방국가를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도 제조업 위기를 돌파할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현 정부가 신남방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더 많은 기업들에 기회의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코트라는 지난 5월 2일 대통령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와 함께 ‘신남방비즈니스데스크’를 신설했다. 코트라에서 단일 지역을 위해 별도의 비즈니스데스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출범한 지 8개월 정도뿐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누적 상담 건수만 8000여건에 달한다. 코트라에서는 신남방국가들의 성장세와 잠재력을 고려해 오는 2월 1일부로 조직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트라의 신남방국가 전문가로, 새로 출범한 비즈니스데스크를 이끌고 있는 복덕규 PM을 만나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제조업 부문의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같은 위기는 단순히 국내 경제 여건 변화 때문이 아니라 내재한 구조적인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 산업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 부문이 근래 들어 특히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은 산업특성과 관계가 깊다. 한국형 산업은 흔히 ‘선단형 산업’이라고 얘기를 한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에 두고 수직으로 협력업체가 줄지어 붙는 식이다. 이 체제가 견고할 때는 국내 시장만으로도 크든 작든 모든 기업들이 이익을 향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산업구조 및 국제경제의 여건 변화로 인한 것이라 기존과는 양상이 많이 다르다. 기술이 없는 기업은 중국 등 외국기업과 출혈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고,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기업들은 더 낮은 인건비 등을 찾아 해외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돌파구를 찾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산업구조 변화’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나.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본질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쉽게 구분하면 미국과 독일의 모델이 있다. 예컨대, 미국의 글로벌기업 나이키는 본국에서 디자인·설계·마케팅 등을 담당하고 생산·제조는 외국에서 한다. 실제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만 본국에 남기고 나머지는 외국으로 다 이전하는 방식이다. 반면 독일의 경우에는 전통적인 강소기업 모델이다. 뛰어날 기술·품질을 바탕으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해외에서 본국에 와서 구매를 하도록 유도한다. 전 세계 기업동향을 볼 때 이 두 가지 모델 중 하나를 택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국내에도 그러한 모델을 일부 채택해 성과를 거둔 곳이 있으나 대부분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 구조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진단도 있다.

“거의 모든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판단을 해야 할 시점에 직면하게 됐다. 적은 마진으로 끝까지 버티거나, 일단 현지로 나가 경쟁을 시작하는 것, 이 두 가지 중 하나다. 전자의 경우에는 결국 중국·동남아 등과 제조단가로 경쟁하게 될 것이고, 그야말로 버틸 수 있을 때까지만 버티고 마는 수밖에 없다.

최근의 제조업 침체현상은 우리 기업들에게 ‘집안에 눌러 앉아 고사당할 것이냐, 아니면 해외로 나가 끝까지 경쟁할 것이냐’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본다. 냉정한 현실 인식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많은 기업들이 근래 들어 급격히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미주·남미지역보다도 아세안 등 신남방국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계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경쟁상대다. 과거에는 중국과 기술 격차가 상당 부분 존재했지만 지금은 일부 영역을 제외하면 유사한 수준이라고까지 볼 수 있다. 하지만 생산·제조 영역에서는 차이가 크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 여건을 고려하면 중국의 낮은 인건비와 경쟁을 하는 건 쉽지 않다.

이와 대조적으로, 동남아·인도 등 신남방국가들의 경우에는 우리가 우위에 있는 기술들을 제휴하더라도 사업적인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관계를 가져가는 게 가능하다. 통계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아세안 일대 국가들의 교역량이 중국·일본을 제치고 2위 자리에 오른 지 오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타 국가들과의 교역량이 크게 줄었지만, 아세안 지역은 상대적으로 덜 줄어들었다.

아세안 국가들의 입장에서도 우리와의 협력은 새로운 기회의 장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의 전체 교역량 60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 정도가 적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교역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베트남 입장에서 우리와의 교역을 통해 산업이 육성되는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살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신남방국가로의 진출은 중국의 시장 확대를 선제적으로 방어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일부 중국 대기업들은 신남방국가에 진출을 했지만 중소기업은 아직 진출 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면 향후 중국과의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필요성도 충분하고, 미래 전망도 밝은 편이지만 아직 우리 기업들의 반응은 미온적인 측면이 있다.

“해외시장 진출의 벽이 높다고 생각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큰 것 같다. 물론 기존에 국내에서 사업하던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게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코트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근하면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물론 인식의 변화가 수반돼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국내외적으로 기업 여건이 상당히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기업들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령, 앞으로는 사업 무대를 국내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적어도 신남방국가들 정도까지는 가시권에 놓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중소·중견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아예 해외진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인력·비용 등을 의식해 주저하는 기업들도 많다.

“코트라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놓고 봐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비용부담도 생각만큼 크지 않다. 사업주의 활용방식에 따라선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상당수다. 일례로, 해외진출의 기본인 시장조사 및 바이어 찾기의 경우에는 항목별로 15~20만원 선에 불과하다. 이후 해외 출장, 바이어 미팅, 전시회 서비스, 사절단 동행 등의 경우에도 준비 정도에 따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다.

또 코트라에서는 해외진출에 필요한 해외지사 설립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을 위해 수요가 있는 기업 7~8개를 모아 1년 동안 전담 지원하는 예비지사 서비스도 제공한다.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여전히 해외진출을 주저하는 제조업 기업들을 위해 당부할 말이 있다면.

“대기업은 알아서 잘 한다. 중소·중견기업이 문제다. 인력·비용 등 고려사항이 많겠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관심과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진출을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으면 생각보다 많은 길이 열려있다. 특히 이들 국가들이 걷고 있는 길은 우리가 이미 걸었던 길이라는 점에서도 우리에게 이점이 많이 있다. 적극적으로 새 기회를 모색하고, 해외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기를 희망한다.”
작성 : 2019년 12월 24일(화) 18:26
게시 : 2020년 01월 03일(금) 09:40


김광국 기자 kimgg@electimes.com        김광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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