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안정-교란 이중 역할 可…대한민국 석유 R&D 필수”

‘2019 석유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2019 석유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석유 역할론이 축소와 현행 유지 사이에서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의 자원 패권주의는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통적으로 석유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생산 대신 수입 기조를 유지해온 미국은 최근 셰일가스 개발로 순식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산유국으로 오르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셰일가스는 끈적한 석유 사이에 낀 진흙을 완전히 제거해 내놓은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즉 셰일가스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전에는 진흙으로 인해 가치가 없는 제품이었으나 이제는 세계 석유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변수로 떠올랐다는 전언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경제연구원, 대한석유협회가 주최해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2019 석유 콘퍼런스’에서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역할론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미국은 (석유 시장) 안정자와 교란자 능력을 동시에 보유해 중동정세에 선택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역할에 대해 “내년에 석유생산을 늘릴 뿐 아니라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활동을 시작해 국제유가 불안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변수 역할을 축소할 존재는 내년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다. 이 교수는 “역대 미국 대선 전 석유 시장과 증권시장을 교란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 중동에 대한 전문성과 정보력이 매우 떨어지고 있다”면서 “에너지 안보 대화에 나서서 정보를 축적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산업계를 중심으로 세분화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에너지 위험 대응을 범정부적 기제로 만들어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석유 시장의 대응책으로 자체적인 R&D(기술개발)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힘이 실렸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높은 효율성과 생산성이 강점이었던 우리 석유업계가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과 자체 R&D(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융복합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발굴·적용하는 등 선도적인 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석유 산업은 세계 톱5의 반열에 있는 만큼 사업 고도화, 다각화 등을 통해 이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효석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석유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에 석유 산업은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고도화, 다각화, 규모확충 등으로 잘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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