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번째로 ‘암 치료용 엑스-밴드(X-Band)급 선형가속기’ 기술 개발

초기전립선암이 발병했을 때 ▲로봇수술 ▲외부방사선치료 ▲근접방사선치료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이런 옵션에 대한 설명을 생략한 채 수술부터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약물 치료나 수술보다 고통이 적고 치료 후 일상생활이 가능한 방사선 치료를 더 선호한다.

선진국 암 환자의 60%가 방사선으로 암치료를 받는 반면 국내에서는 30%에 불과하다. 이는 의사들이 방사선 치료에 익숙하지 못했서 일수도 있지만 아직 국산화되지 못한 방사선 암 치료기 장비와 유지비가 고가인 것도 방사선 치료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방사선 암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됨에 따라 국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정일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의료기기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세계 3번째로 ‘암 치료용 엑스-밴드(X-Band)급 선형가속기’ 기술을 개발했다. 앞으로 상용화라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한국의 의료산업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연구원에서 했던 업무는.

2006년 연구원에 입원한 이래 현재까지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전자기파 융합기술 기반의 선형가속기(LINAC) 기반 방사선 암치료기 기술과 테라헤르츠(THz) 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진공 내 전자빔 기반의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암치료기용 선형가속기 및 마그네트론 기술과 테라헤르츠 소자 및 영상시스템 기술 등의 전자기파 융합기술 ▲또한 해외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방사선 암치료기의 기술자립을 위해 핵심기술인 X-Band 선형가속기 기술과 선형가속기 구동에 필수적인 고출력 전자기파 발생을 위한 MW급 마그네트론 기술 ▲차세대 생체친화형 영상기술을 위해 테라헤르츠 진공전자소자 기술과 고속 고해상도 영상시스템 기술 등을 개발했다.

▶이런 성과들이 기업 혹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최근 개발한 방사선 암치료기용 X-Band 선형가속기 기술을 예로 들면 방사선 암치료기는 1대당 60억~80억원 정도하는 매우 고가의 첨단의료기기다. 그러나 국내의 암치료기는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으로, X-Band 선형가속기 기술 개발이 고부가가치 산업기술인 암치료기 국내 개발로 이어지고, 암치료기를 구성하는 고전압 전원기술, 전자빔 기술, 고출력 전자파 기술, 정밀 로봇기술, 제어기술, 인공지능 기술, 방사선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는 관련 기업 육성 및 산업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선진국과 비교해서 현재 연구원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선형가속기 기반 방사선 암치료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1950년대 후반부터 암 치료를 시작했을 만큼 국내기술과 기술격차가 매우 큰 기술 분야이다. 전 세계적으로 암치료기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V사, 스웨덴 E사 등은 S-Band(3.0 GHz 대역)급에서 구동되는 선형가속기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한 X-Band(9.3 GHz 대역)급 선형가속기 기술은 세계 최고 사양이며, 소형 경량화돼 이동형 시스템에 적합하고, 진단영상기기와의 융합이 용이해 치료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고정밀 암치료기에 적합한 기술이다.

▶향후 계획 및 목표는.

X-Band 선형가속기 기술을 적용한 고정밀 영상유도 방사선 암치료기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병원에서 암 환자에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정밀 암치료기 시스템 개발, 전임상/임상시험, 의료기기 인허가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 첨단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 전기연구원은 어떤 의미인지.

전기연구원은 제가 보유하고 있는 진공전자소자 기술을 기반으로 고정밀 암치료기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곳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소속 연구원으로서 부여받은 기회를 통한 기술개발로 국민들이 첨단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전기신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의료기기 산업은 미래신성장동력산업이고, 전기기술을 기반으로 첨단의료기기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전문연구기관인 전기연구원이 첨단의료기기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 경쟁력을 갖는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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