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for Action.’(행동할 시간).

올해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는 ‘Time for Action’을 모토로 내세웠다. 2015년 파리협정 실행을 위해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세워야 하는 회의다.

모토와 달리 COP25에서 전향적인 계획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파리협정 당시 200개 국가는 1.5도 이하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로 약속했지만 현재로선 일부 국가만이 1.5℃를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열린 COP24에서는 IPCC가 내놓은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평범한 시민들이 움직이고 있다. 당장 국가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6일 마드리드에서는 경찰 추산 1만 5000명의 (시위 주최 측 주장 50만명) 기후비상행진이 열렸다. 행진 참가자들은 “1.5℃가 아닌 다른 대안은 없다”며 국가차원의 목표 수정을 요구했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는 더 커질 것이다. 지구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직접 체감하고 있어서다. 당장의 폭염, 폭우나 산불 사태를 떠올릴 수 있다. 최근 옥스팜은 ‘기후변화의 결과로 2초마다 한 사람이 살던 터전에서 쫓겨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 중이다. 국내 환경·시민단체로 조직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소극적인 대책을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로 2000년 대비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47% 증가했다”면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0년 대비 18.5% 감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앞으로 한국 정부가 내년까지 제출해야 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이 제대로 수립될 수 있도록 촉구할 방침이다. 당장 내년 있을 총선에 앞서 대규모 대중행동을 통해 기후위기를 21대 총선의 중점 의제로 다루게 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다시 처음의 COP25 얘기로 돌아오면, 이번 회의에는 세계 197여개 국가가 참여한다. 그러니까 전 세계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놓고 테이블에 앉은 셈이다. 지난해 COP24에서 실패한 IPCC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하고 각국이 책임있는 모습을 보일 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기후 변화는 더 이상 장기적인 문제가 아니”라며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란 단어가 쉽게 와닿지 않더라도, 기후위기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은 코앞에 와있다. 행동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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