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중소기업 잇단 부도, 위기감 확산
LG이노텍도 희망퇴직, 대리점엔 제품단종 공문 발송

LED조명 시장의 불황 여파에 기업들이 한없이 무너지고 있다.

건실했던 중소기업이 갑자기 파산하는가 하면 대기업인 LG이노텍마저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에 이어 제품 단종을 대리점에 통보하는 등 사업조정 수순을 밟고 있다.

한때 직원이 30여명에 달했던 실내 LED조명기업 A사는 최근 갑작스러운 자금 문제로 인해 파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LED조명업계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약 15년의 업력을 가진 이 업체는 대표이사가 의욕적으로 영업 전면에 나서면서 한때 호황을 누리기도 했으나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인한 부도 위기를 넘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명업계 대표는 “굉장히 의욕적으로 일했던 사장이었는데, 갑작스럽게 부도 소식을 접해 안타깝다”며 “이 업체뿐만 아니고, 요즘 주변에 문을 닫는 조명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위기감을 전했다.

대기업이면서 LED패키지 사업을 추진했던 LG이노텍 역시 최근 사업이 어려워지자 생산직, 기술직, 엔지니어 등 현장직과 사무직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수익성이 좋지 않은 LED사업 대신 고부가가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사업재편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LG이노텍은 지난달 대리점에 LED사업부장 명의로 공문을 발송하고, LED패키지 단종계획을 공식화했다.

최종구매 접수는 2020년 1월 30일까지 받고, 2020년 4월 29일 이후 제품 단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단종되는 제품은 LED패키지 3528, 4014, 5630, 3030, 3535, 7070, COB, 모듈 제품군이다.

LED조명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에서 ‘찌라시’로만 돌던 LG이노텍의 제품단종 소식이 현실화된 것”이라며 “지금까지 LG이노텍과 거래하던 업체들은 패키지 공급선을 바꾸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ED조명의 보급 확산에 맞춰 국내 LED조명시장 규모는 분명 커지고 있지만 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한겨울’이다.

LED조명이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단순 조립품으로 전락하면서 시장에는 업체들이 넘쳐났고, 제품 가격도 급격히 하락해 정상적인 기업들은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조명업계의 하소연이다.

조명업계 관계자는 “조명업체 한 곳이 문을 닫으면 거기서 일하던 직원들이 나와 2개의 회사를 설립한다. LED조명은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소규모 업체들이 양산돼서 제품가격도 계속 하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명시장 관계자도 “LED조명 조달시장에 등록된 업체만 800여개, 도로공사 LED조명 풀(Pool)에 들어가 있는 업체만 160개사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정도의 업체 수는 국내 조명시장의 규모를 감안하면 굉장히 비정상적인 것이다. 또 해외시장에 나가보겠다고 하는 업체들도 많지만 그게 말처럼 쉽겠느냐”면서 “한때 녹색성장의 대표 품목으로 각광받던 LED조명이 이제는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레드오션 시장으로 전락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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