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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 영구정지·맥스터 증설’ 끝없는 대립…또 ‘보류’
회의장 안팎 찬반 의견 ‘팽팽’
한수원 “운영변경허가 신청 철회 없을 것”
정현진 기자    작성 : 2019년 11월 22일(금) 17:56    게시 : 2019년 11월 23일(토) 03:22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왼쪽)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안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11회 회의에서 개의선언을 하고 있다.
월성 1호기 영구정지에 대한 심의가 찬반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지난달에 이어 또 한 차례 미뤄졌다. 또 경북 경주시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추가건설 역시 보류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엄재식)는 22일 서울 종로구 원안위 대회의실에서 제111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개최하고 월성 1호기 운영변경허가안(영구정지), 월성 1~4호기 운영변경허가안(사용후핵연료 2단계 조밀건식저장시설 건설)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월성 1호기 영구정지안이 안건 중 맨 마지막 순서에 배정돼 있자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만큼 제일 먼저 심의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의견 불일치로 의안 번호 순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원장 손재영)은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안)과 월성 1~4호기 사용후핵연료 2단계 조밀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안) 신청에 대한 심사를 수행한 결과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허가 기준을 만족한다고 보고했다.

오후 5시까지 회의가 이어졌지만 결국 위원들의 의견 충돌로 두 안건은 추후 재논의 대상이 됐다.

회의에는 사업자인 한수원 대표로 전휘수 한수원 기술총괄부사장이 출석해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안) 신청을 철회하거나 보류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구정지를 하는 데 안전성 문제가 없다면 원안위가 허가해줄 것을 사업자로서 바라는 바”라고 전했다.

엄재식 위원장은 “원안위가 결론 내지 못하는 여러 사항을 책임자가 직접 답변해달라는 취지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의 출석요청을 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경우 위원은 “월성 1호기에 가동 가능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여러 변수를 고려한다면 즉시 재가동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조건을 갖춘 운영안이 필요하다”며 “현재 그 수준으로 검토·준비돼있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 의결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엄 위원장은 “월성 1호기가 핵연료와 냉각재를 빼낸 채 가동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원자로 보호계통 등 운영에 필요한 부분보다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를 중심으로 안전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해당 안건과 같은 선례가 없다 보니 절차나 기준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한계가 있고 결론이나 가능성에 대해 원안위는 책임과 권한이 없기에 한수원의 입장을 강조하고 분명히 듣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령 위원은 “영구정지 처분을 내린다면 이후에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배임으로 나올 경우 이 혐의는 국가 권력에 의해 사전에 무력화되는 셈”이라며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진상현 위원은 “사업자가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해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원안위는 이 시설의 안전성만 검토하면 된다”며 “경제성은 우리가 검토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진 위원은 맥스터 증설안에 대해 심의하며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에는 원안위의 권한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월 30일~10월 1일 한수원에서 맥스터 자재를 반입해 논란이 됐다”며 “원안위의 관리·감독 권한을 침해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에 대해 한수원의 자재계약과 원안위의 심의는 무관하고 허가 이전에 자재계약을 체결·제작·반입함으로써 허가 여부·허가 지연에 따른 리스크는 사업자가 부담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를 맥스터 건설과 연계하겠다고 지역주민에게 약속한 바 있고 21일 경주 지역실행기구가 출범하자 ‘원안위가 정부, 산업부와 손발을 맞춰 해당 안건을 올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며 “잘못된 보도에 대한 원안위의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희철 중앙노조위원장(가운데)이 22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빌딩 앞에서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심의를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의장 밖에서도 찬반 열기는 뜨거웠다.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중앙위원장 노희철)은 이날 원안위 앞에서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심사에 대한 규탄 시위를 벌였다.

월성 1호기는 지난해 6월 한수원 이사회로부터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조기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이 근거에 대한 타당성이 제기되자 지난 9월 국회에서는 한수원 이사회의 배임행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의결했다.

이후 원안위는 지난달 월성 1호기 운영변경허가안(영구정지)을 심의·의결할 예정이었지만, 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로 보류하고 이날 재상정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노조 측은 “감사원 감사 이후 월성 1호기에 대한 정당한 결론을 기대했지만 원안위는 영구폐기안을 강행 처리하려 한다”며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심사를 중단하고 원안위는 감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가운데)이 22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빌딩 앞에서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과 경주 맥스터 증설안 심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시민·환경단체 측도 목소리를 높였다.
탈핵시민행동, 고준위핵폐기물전국회의, 고준위핵쓰레기 월성임시저장소 추가건설반대 울산북구주민대책위, 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등 단체는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을 촉구하며 월성 맥스터 증설 심사 중단을 주장했다.

단체 측은 “이미 정부 정책으로 폐쇄가 결정돼 사업자인 한수원이 영구정지를 신청한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심사를 안전성과 무관한 이유로 미뤄서는 안 된다”며 “맥스터 건설 심사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대한 공론화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안위가 강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우리나라 두 번째 원전이자 첫 중수로 원전이다. 2012년 30년 운영허가 만료 후 이전 정부에서 10년 수명연장을 허가받았다가 국민소송단이 월성 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한수원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경제성이 낮다는 근거로 지금은 전기설비가 폐지됐다.

월성 맥스터는 현재 92% 이상 차 있는 상태로 2021년 11월 완전히 포화한다. 맥스터를 증설하지 않거나 포화 시기까지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월성 1호기는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


정현진 기자 jhj@electimes.com        정현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맥스터 | 원자력안전위원회 | 월성 1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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