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인사 임원 승진자 없어…고강도 구조조정 현재진행형

현대일렉트릭 울산공장 전경.
현대일렉트릭 울산공장 전경.

실적악화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현대일렉트릭이 다시 한 번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로 인력을 재배치한다.

19일 단행된 현대중공업그룹의 연말 정기인사에서 현대일렉트릭은 임원 승진이 이뤄지지 않아 인적쇄신보다는 현 상황에서 경영정상화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대표는 지난 5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전체 2500명 직원 중 약 200명을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보내기 위해 울산공장 생산직 직원들로부터 전직신청을 받았다.

당시 정 대표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희망퇴직을 포함한 모든 자구노력을 시행하려 한다”며 “고정비 상승폭이 커 수주 경쟁력 저하가 확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전직 인원이 적어 최근 다시 한 번 인력재배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만 55세 미만 생산기술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전적 희망자를 받기로 했다. 대상자 접수 후 전적가능 여부를 별도 심사할 계획이다. 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에서 인적 분할했지만, 울산공장의 경우 사업장 경계가 없어 전직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일렉트릭은 또 인건비 등 매년 빠져나가는 고정비를 줄이고자 조직개편과 함께 임직원들로부터 희망퇴직도 받았다. 영업·R&D·경영 등 6개 본부 체제를 없애고 부문도 20개를 4개로 대폭 축소했다. 본부가 없어지고 4개 부문만 남았기 때문에 재신임을 받은 상무급 임원들만 남았고, 최근 정기인사에서도 승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현대일렉트릭의 경영난은 분사 이듬해부터 바로 시작됐다. 현대일렉트릭의 분사 첫 해 2017년 실적은 매출액 1조4496억원, 영업이익 624억원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첫 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무려 1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경영 위기에 빠졌다. 올해 들어서는 경영난이 더욱 심해져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17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중동 전력시장 위축과 미국발 반덤핑 악재, 국내 ESS시장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분사 이후 자리를 잡기도 전에 대외시장 악화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고강도 인력감축과 자산매각, 그룹사의 지원 등에 힘입어 3분기(40억원)에는 전기 대비 영업적자폭을 절반 가까이 낮추는데 성공했다.

지난 9월에는 969억원 규모의 솔라시도 태양광발전단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수주하며 ESS사업에서 진척을 보였다. 중동시장도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발주량이 점진적으로 나오고 있어 4분기 흑장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수출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분위기라 내년 상반기에는 영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ESS 시장도 재개된 후 100MW급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시장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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