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NA, ‘최종상태·폐기물 특성·처분 과정·처리 방법·비용’ 고려 등 효율적 방법 제시

세계원자력협회(WNA)가 최근 'Nuclear Engineering International'을 통해 권고한 해체폐기물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핵심 기본원칙. (제공: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세계원자력협회(WNA)가 최근 'Nuclear Engineering International'을 통해 권고한 해체폐기물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핵심 기본원칙. (제공: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원전의 설계수명 만료로 2020년대 중반부터 순차적으로 다수의 원전이 폐로 수순을 밟게 되면서 해체 원전으로부터 나오는 폐기물에 대한 관리방안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세계원자력학회(WNA)는 최근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원전해체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본원칙에 따라 원전해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북 경주시에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폐쇄 원전으로부터 반출하는 사용후핵연료를 비롯한 고준위방폐물을 처리할 뚜렷한 방안이 없는 상태다.

가동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소내 임시저장시설에 저장하고 있지만 2021년 월성원전을 시작으로 포화를 앞두고 있어 임시저장시설 증설 혹은 다른 새로운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 정부 들어서는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을 재공론화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내년 5월까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역공론화를 위한 지역실행기구 구성 단계에서 사실상 진전 없이 운영 기간만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또 관계부처는 지난 4월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국내뿐 아니라 세계 원전해체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핵심기술 미확보, 원전해체 중소·협력기업과의 사전준비 미흡 등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다.

WNA에 따르면 해체폐기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행동지침에 핵심 기본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WNA가 제시한 기본원칙은 ▲최종상태(End-states) ▲폐기물 특성 평가·재고량 ▲폐기물 루트(Waste routes) ▲폐기물 처리(Waste treatment) ▲비용 문제에 대한 정의와 논의의 필요성이다.

먼저 WNA 측은 ”해체부지를 어떤 최종상태로 결정할 것인지에 따라 ‘브라운필드(Brownfield)’ 시나리오와 ‘그린필드(Greenfield)’ 시나리오를 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운필드 시나리오는 규제와 통제 하에 부지를 제한적으로 재이용하는 방법이고 그린필드 시나리오는 규제를 받지 않고 부지를 무제한으로 재이용하는 방법이다.

또 즉시 해체(Immediate decommissioning)와 지연 해체(Deferred decommissioning) 등 해체 전략에 따라 비용과 위험성, 규제 측면이 달라질 수 있다.

둘째로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의 재고량과 형태·성격·발생량·성분·방사선 준위 등 특성을 파악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어떤 폐기물을 어떤 처리 과정을 거칠지 고려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는 재활용을 할 것인지, 처분을 할 것인지, 처분할 경우 저장과정을 거칠지, 저장과정을 거친다면 저장시설을 어디에 마련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성공적인 해체 프로젝트에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현재 운영 중인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에서 ‘폐기물 루트’ 결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뿐 아니라 WNA 측은 “폐기물의 루트가 결정된 후 그 루트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며 “폐기물을 적절히 감용(volume reduction)하고 알맞게 처리(Treatment)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우선순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폐기물 관리 분야에 가장 비용 발생이 크기 때문에 해체 프로젝트의 지연을 막고 폐기물을 감용해서 처리함으로써 처분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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