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BAU 대비 37% 저감 목표...2050년 목표도 논의 中
목표달성 쉽지 않아...고효율 저탄소 에너지시스템 구축이 해답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3410만t의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도출해내야 하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 소비구조 혁신을 통한 수요관리가 논의될 전망이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4일 발전회사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전력시장 워크숍에서 ‘고효율·저탄소 에너지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전문가그룹에서 발전설비 진입·퇴출을 논의하는 정책분과장을 맡고 있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 전망치(BAU) 대비 37%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37%가 적절한 수준인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어쨌든 목표가 제시됐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환부문에서 제시한 온실가스 추가감축 목표인 3410만t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다.

정부는 지난해 6월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정 발표하고 지난 6월에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3410만t의 온실가스를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내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확정해 국제사회에 공표해야 하는 만큼 전문가들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3410만t 감축 방안을 도출해야 하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도전적인 목표라고 설명한 임 선임연구위원은 ▲석탄발전을 가스발전으로 대체 ▲소비구조 혁신을 통한 철저한 수요관리 등 ‘투 트랙’으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표 달성 키워드 ‘LNG 대체’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었던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과감한 탈석탄’ 정책을 내놨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시기가 공교롭게 맞아떨어졌지만 과감한 탈석탄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도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3410만t이라는 도전적인 추가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탈석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341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500㎿ 설비용량의 석탄화력발전소 20기 이상이 가스발전으로 대체돼야 한다.

이를 합산하면 총 1만㎿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로 대체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발전공기업이 산업부와 한국전력거래소에 LNG발전소 대체건설 의향을 밝힌 석탄화력발전소 설비용량 규모가 8000㎿인 것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대체건설을 모두 허가된다고 가정하더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남은 석탄화력발전소의 출력을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는 되고는 있지만 ‘안정적인 전력수급’이라는 대전제를 거스를 수 없으므로 논의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급과 수요의 조화 필요…에너지효율 강조되는 이유

임 선임연구위원은 발표 내내 ‘고효율·저탄소’를 강조했다.

수요 측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지만 여러 현실적인 측면에서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공급 위주의 감축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 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으므로 결국 수요 측면에서도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일조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정부도 지난 8월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최종 에너지 소비를 14%가량 감소시킨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의 국가목표인 NDC에 이어 2050년까지의 장기 전략인 LEDS를 내년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절대 후퇴할 수 없다는 게 대원칙”이라며 “2030년까지 37% 감축을 선언한 한국은 2050년까지 더욱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큰 산을 넘으면 더 큰 산을 마주하는 현실 속에서 정부는 우선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눈앞에 닥친 큰 산을 넘을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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