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 러 가즈프롬과 워킹그룹회의…PNG 현실화 촉각
“무조건적 낙관론은 금물…러시아 패권국 지위 염두 둬야”

한국가스공사가 러시아 가즈프롬과 ‘KOGAS-GAZPROM 과학기술 협력 분과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했다.
한국가스공사가 러시아 가즈프롬과 ‘KOGAS-GAZPROM 과학기술 협력 분과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의 실마리가 풀릴 전망이다. 만일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한다면 남-북-러 자원외교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할 가능성도 크다.

러시아가 수출하는 천연가스는 일반적으로 파이프를 통한다. 명칭도 PNG(Pipe Natural Gas)다. 가스전에서 기체 상태의 가스를 빼내 파이프라인을 통해 직접 공급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를 쓴다.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는 그대로 선박에 싣기가 어렵다. 그래서 천연가스를 영하 161도에서 냉각해 액화시켜 선적한다. 기체인 천연가스를 액화하면 부피를 60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액화-선적-수송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필연적으로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PNG는 기체 상태 그대로 수송할 수 있다. 물론 파이프를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초기 비용은 싸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한 번 파이프가 완공되면 반영구적으로 가스를 들여오는 것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인근 유럽 국가에 PNG 방식으로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동부 지역에 인접한 한반도에도 충분히 PNG 수출이 가능하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러시아 가즈프롬사(社)와 ‘KOGAS-GAZPROM 과학기술 협력 분과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했다.

가스공사는 최근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천연가스의 역할이 증대됨에 따라 국제 협력을 통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즈프롬사와는 지난 2003년 ‘과학기술 분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 체결 이후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을 위한 기술적 기반 검토 및 정보 공유 등 활발한 교류를 이어왔다는 전언이다.

양사는 기술적 우위에 있는 자원개발 기술 및 장거리 천연가스 공급 기술 분야 외에 공동 관심사인 수소 저장 등 신사업 기반 기술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PNG가 현실화할 경우 러시아를 통한 남북 자원외교도 가시화될 수 있다는 업계 전언이다. 파이프가 북한을 거친다면 남북 사이의 실무 대화가 필연적으로 열리게 된다. 분단 상태의 남북관계지만, 양 측의 헌법으로 분단된 한 나라라는 사실이 명시된 만큼 자원 공동 사용 등의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마냥 낙관적으로만 전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러시아의 자원 패권국 지위를 허용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한러 관계 혹은 북러 관계에 어떤 균열이 생기는 경우 천연가스 무역 봉쇄 카드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우려는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예측이다.

무엇보다 국내에 LNG를 수출하거나 수출이 예측되는 카타르, 브루나이 등의 국가와 달리 러시아는 유엔 상임이사국 지위를 가진 강대국이라는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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