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를 농약 없이 집에서 키워 바로 식탁으로
푸드마일리지 감소로 지구 환경에도 도움

최선묵 AI+공동대표가  가정용 스마트 채소재배기 '플랜트 박스'를 소개하고 있다.
최선묵 AI+공동대표가 가정용 스마트 채소재배기 '플랜트 박스'를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팜이란 ‘비닐하우스·축사에 ICT를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을 의미한다.

작물 생육정보와 환경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생육환경을 조성해, 노동력·에너지·양분 등을 종전보다 덜 투입하고도 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다.

스마트팜은 구축단가가 적지 않은 까닭에 일반적으로 재배 규모가 큰 농촌이나 작물재배가 어려운 환경의 해외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지만 ‘AI+(공동대표 최선묵)’가 개발한 가정용 스마트 채소재배기 ‘플랜트 박스’는 스마트팜을 실내로 가져오며 상식의 틀을 깼다.

AI+는 삼성전자의 사내벤처에서 시작한 기업으로, 2018년 3명으로 시작해 현재 7명으로 늘었다.

당시부터 개발을 이어온 플랜트 박스는 상하 24개의 홈에 AI+가 제공하는 10종의 씨앗캡슐을 골라 뿌리고, 영양제와 물만 공급해주면 작물에 맞는 빛, 온도, 습도, 배양액 농도, 물 등을 자동으로 맞춘다. 또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 채소를 모아 3종으로 분류해 플랜트박스 상하에서 각각 다른 채소를 키울 수 있다.

최선묵 대표는 자신의 경험에서 플랜트 박스의 영감을 얻었다.

최 대표는 “주말농장을 했었는데, 밭까지 거리도 너무 멀고 농사 지식도 부족해 실패했다”며 “당시 생활가전 사업부에서 근무했는데, 주말농장 실패로 식물농장, 스마트팜에 대해 알아보면서 내가 근무하던 사업과 비슷해 보여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플랜트 박스의 장점은 사람의 수고뿐만 아니라 필요한 자원도 일반 땅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는 점이다. 땅에서 키우는 것보다 물이 10% 정도만 있으면 되는데, 한달 내내 작물을 키워도 약 20ℓ만 있으면 된다. 전기세도 한달 3000원 정도로 일반 냉장고 수준이다.

플랜트 박스는 씨앗부터 작물이 자라나 먹는 과정까지 집에서 관찰할 수 있어 교육 체험용으로도 적당하다. 무엇보다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한 채소를 가정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식품이 생산돼 소비자에게 도달되는 동안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 등이 포함되는 ‘푸드마일리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덤이다. 현대사회에 최적화 된 제품이라는 의미다.

플랜트 박스의 가격을 200만원 전후로 예상하는데 채소를 먹기 위한 가격으로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AI+는 가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렌털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채소도 등급이 나뉘는데, 특히 무농약 채소, 유기농 채소, 특수채소 등 고가 채소에 대한 니즈가 성장하고 있다”며 “유기농채소부터 특수채소까지 유통 마진 없이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질의 경우 유통과정을 거치며 향이 60% 사라지는데 플랜트 박스로 재배하니 온전하게 향이 남더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플랜트 박스를 개발하는 동안 사용 편리성과 디자인, 제품 원가 등을 종합해서 고려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삼성전자에 다닐때는 연구자로서 신경 쓸 부분이 적었는데, 독립하고 나니 종합적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기획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스마트팜은 보통 큰 규모에 적용한 뒤 점점 소형화 하는 구조로 개발되지만 플랜트박스는 역순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기본 원천기술을 유지하며 소형화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 대표는 플랜트 박스를 응용한 상업용, 산업용을 계획중이며 나아가 해외 수출도 검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중동이나 일본 미국 등에서 시제품을 보고 납품을 요청하는 등 글로벌 수요는 충분한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품질 안정화를 이룬 뒤 내년 하반기쯤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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