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지역 지킨 27년차 터주대감 전문대학
소방공무원 배출 전국 1위…민간분야 진출도↑

지난달 24일 발생한 경기 김포 요양병원 화재는 사상자만 49명을 발생시킨 최악의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감식 결과 화재 원인은 소방시설의 부실이었다. 요양병원 특성상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스프링클러가 미작동, 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최근 수년 새 밀양, 제천 등지에서 소방시설의 허술한 관리로 인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잇단 사고는 소방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키웠다. 현 정부 출범 직후 이뤄진 소방청 출범을 비롯해 근래 들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논의되고 있는 것도 모두 이러한 국민적 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

국민적 관심을 교육 일선에 적용하려는 학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정부가 소방안전을 주요한 정책 과제로 선정하면서 대학의 관련 학과들도 나날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북부 지역 대학의 터줏대감으로 매년 소방안전 인재를 대거 배출해내고 있는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를 방문해봤다. (편집자 주)

1992년 개교한 경민대학교(옛 경민전문대학교)는 지식서비스산업 기반 산학일체형 창의인재 양성에 방점을 둔 사립 전문대학교다. 소방안전관리과는 개교와 동시에 개설된 학과로 현시점까지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 학과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의 교육과정을 운영, 현장중심의 인재를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방기계·전기·건축·위험물·행정 등 전문 분야별 교수진을 구성, 소방공무원·소방산업체 진출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자격증 취득에 초점을 맞춘 교과목을 편성해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소방공무원 육성을 위한 교과목 외에도 대기업·소방전문기업·소방관련업체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전문학사 과정을 마친 뒤에는 본인 선택에 따라 4년제(전공심화과정)를 취득할 수 있다.

3·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방공학사 과정은 소방 설계부터 시공·감리·실무까지 소방 부문의 다양한 분야를 어우른다. 이를 통해 전문대학교의 수업연한(2년)에 따른 한계를 극복, 소방전문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요 진출 분야로는 소방공무원과 소방설계·감리·시공회사, 안전관리요원 등이 꼽힌다. 특히 소방공무원의 경우에는 매년 10~25명을 배출,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합격자를 내고 있다.

(인터뷰)김엽래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학과장

“학문과 기술은 하나가 될 때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방산업과 소방학문이 연계된 결과물이 소방안전이라는 생각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김엽래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학과장·사진)는 학과 운영 방침을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학문과 실무가 유리돼선 실질적인 안전 확보가 어렵다는 교육 철학의 반영이다.

이를 위해 소방안전관리과에서는 학생들의 실무능력을 키우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LINK+(기술혁신형 산학협력)' 사업이다. 대학이 산·학 협력을 기반으로 학생 취·창업을 촉진하고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5년간 수행하는 교육부의 대형 국책 재정지원 사업으로, 이 학과는 사업을 통해 지능형화재유도시스템, IoT응용소방설계 등의 교과목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전문학과가 살아남기 위해선 보다 기민하게 사회 변화에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소방안전용품과 이에 따른 내용연수 규정이다.

그는 “현재 사용되는 소방용품은 영구사용으로 인해 경년 변화에 따른 위험성이 항상 존재한다”며 “따라서 단순히 경제적 논리와 규제완화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는, 학문적 접근을 통해 실질적인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내용연수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안전을 보다 향상시키기 위해서 용품의 내구연한 기준도 도입할 때가 됐다”며 “학문의 패러다임을 국민안전에 맞춰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2학년 이수종 씨

“소방안전관리과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안전 분야 진출’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 투자가 늘어나면서 기대감은 최고치에 달했고요.”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의 학회장을 맡고 있는 2학년 이수종 씨<사진>는 수년 새 급격히 커진 국민적 관심사가 학과 학생들에게 자부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래 들어 입학한 학생일수록 학과가 유망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최근에는 기존의 전통 일자리 외에도 진출 분야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다양한 도전이 가능한 게 경민대학교만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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