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누리플랜 회장, 홍콩펀드 담당자와 직접 담판 매각결정 이끌어내
승부사적 기질로 당위성 강조, "시너지 고려한 M&A 계속 시도" 밝혀

“대한민국에서 유니슨이테크를 인수할 사람은 나 이상우 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번 거래가 무산되고, 당신들이 계속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면 유니슨이테크의 가치는 더 떨어질 겁니다. 그러니까 나한테 파세요. 내가 책임지고 이 회사를 더욱 키우겠습니다.”

이상우 누리플랜 회장이 유니슨이테크를 소유한 홍콩 펀드사 담당자에게 던진 말이다.

전기분야에서는 적지 않은 260억원 규모 대형 인수합병(M&A)에 성공한 누리플랜의 스토리는 이상우 회장의 이 승부사적 발언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관련인터뷰 0면

지난 1984년 설립된 유니슨이테크는 건설의 교량받침 LRB, 플랜트의 배관지지물 등을 제조하며 건설·플랜트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인 전문기업이다. 발전소나 석유화학 공장 등에 사용되는 익스팬션 조인트(Expansion Joint)를 설계·생산하는 HKR까지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건설분야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악화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었다.

올해 1월 유니슨이테크의 내용을 접한 누리플랜은 4월 이 업체와 바인딩 MOU를 체결한 뒤 본격적인 실사에 착수해 7월 인수합병을 결정하고 가격협상에 나섰다.

이상우 누리플랜 회장은 “실사를 해보니 자산이 1000억원 가까이 됐고, 여기서 순자산이 400억원 정도여서 처음에 인수대금으로 400억원 얘기가 나왔다”면서 “하지만 나는 250억원 정도면 되겠다고 판단했고, 홍콩펀드 관계자를 직접 서울로 불러서 담판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때 이 회장은 ‘사모펀드인 홍콩펀드사가 비전문가를 고용해 계속 회사를 운영하면 회사 가치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지금 누리플랜에 파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는 메시지를 던져 홍콩펀드 담당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국에는 건설·플랜트 분야 기업 가운데 200억원~300억원을 주고 유니슨이테크를 살 기업이 마땅치 않은 점과 회사를 매각해 투자금을 빨리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징을 고려해 '지금 이 가격에라도 파는 게 당신들 입장에서는 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한 게 먹힌 것이다.

이 회장은 “누리플랜은 2030년까지 매출 1조원, 기업가치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면서 “비전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신규사업 발굴과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한 M&A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유니슨이테크 인수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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