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체제 없애고 대규모 임원감축…총 3000억원 유증·자산매각 단행

인적분할 후 최대 위기를 맞은 현대일렉트릭(대표 정명림)이 생존을 위한 고강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국내 중전기시장 침체와 수출 감소로 적자가 지속되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인력감축과 더불어 대규모 자산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인력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은 전사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영업·R&D·경영 등 6개 본부 체제를 없앤다.

부문도 현재 20개를 4개로 대폭 축소하는 조직개편이 진행 중이다. 본부가 없어지고 부문으로 격하되면서 당분간은 4개 부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 임원에게 일괄 사직서를 받고 조직 개편 마무리 후 재신임 절차를 밟아 임원 40% 정도를 줄인다. 이미 대부분의 전무급들은 사표수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고, 나머지 임원들도 조만간 재신임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8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1분기에도 3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적자폭이 오히려 더 커진 셈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의 유상증자 실시안을 의결했다. 유상증자는 구주주 청약 후 일반 공모방식으로 진행되며, 할인율은 20% 적용된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지주는 자회사인 현대일렉트릭의 이번 자구노력이 뚜렷한 경영개선 효과로 이어져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청약 배정주식에 120%까지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 용인 마북리연구소 부지 매각에 이어, 울산공장 내 선실공장 부지를 매각하는 등 추가적인 자산매각을 통해 약 1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을 통해 마련되는 약 3000억원은 주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되며, 일부는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이를 통해 부채 비율을 100%대로 낮춰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외부 경영진단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 요소들을 제거해 연간 5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지난 1년 동안 가능한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국내외적 시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고강도 자구계획을 추진하게 됐다”며 “2020년부터는 안정적인 흑자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주와 종업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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