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앨범에 간직하고 싶었던 ‘기억’이 찾아온다

오는 28일 ‘유열의 음악앨범’(122분·12세 관람가)이 시간 속 추억의 앨범을 다시 꺼낸다.

그간 국내에서 멜로 영화로 흥행에 성공한 대표작은 ‘건축학 개론’ ‘지금 만나러 갑니다’ ‘어바웃 타임’ 등이 있다. 이처럼 시대를 불문하고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감성 멜로 영화들의 특징은 ‘시간’을 다룬다는 점이다.

관객들 마음속에 있는 ‘오랜 시간’과 이로부터 파생된 ‘추억’에서 오는 공감대 때문일까.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시간’은 두 주인공을 이어주는 ‘인연의 장치’이자 그들에게 이입할 수 있는 배경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올해 처음 만나는 레트로 감성멜로

1990년대~2000년대 플레이리스트

영화는 1994년 ‘유열의 음악앨범’ DJ가 바뀌던 날,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던 대학생 미수(김고은)와 고등학생 현우(정해인)가 우연히 만나 기적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시작된다.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채 조심스럽게 다가온 현우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미수지만, 둘의 인연은 안타깝게 어긋나게 되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1997년, 우연인 듯 운명처럼 다시 제과점에서 만나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기억 속의 서로를 그리며 아련한 사랑의 연대기를 그릴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누구나 그 시절, 그 순간 감정에 공감할 수 있게 감성을 터치한다.

또 2000년 밀레니엄 시대가 도래하고, 2005년 보이는 라디오가 출현하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보통의 청춘이자 평범한 커플의 이야기를 더 깊숙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이 영화의 남다른 점은 시대를 관통하는 ‘음악’에 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숨겨진 명곡과 대중가요를 영화 속 플레이리스트로 전격 소환한다. 애청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신청곡으로 들었던 것만 같은, 주옥같은 명곡들이 영화 내내 함께 플레이된다.

연리목 음악 감독은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의 음악들이 라디오 신청곡 앨범 같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라디오를 들으면 여러 가지 사연들도 나오고, 음악도 계속 나오고, 여러 가지 장르가 나오는데, 이 영화가 딱 그런 영화인 것 같다”면서 “라디오 듣는 것처럼 감동적인 사연도 있고, 굉장히 공감 가서 눈물을 흘릴 수도 있고, 또 음악이 좋아서 듣게 될 수도 있다. 라디오를 듣는 기분으로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작업 배경을 밝혔다.

앨범에 담고 싶은 커플, 김고은X정해인

그 시절 기억을 떠올리는 레트로 비주얼

드라마 ‘도깨비’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이 있었다면 바로 이들이 아닐까. 2016년 겨울, tvN에서 방송돼 큰 사랑을 받았던 ‘도깨비’에서 김고은과 정해인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으로 만났던 사이다.

고등학생이던 김고은이 짝사랑한 야구부 선배로 잠깐 등장했던 정해인. 첫 만남부터 케미스트리가 폭발했던 둘은 ‘유열의 음악앨범’을 통해 재회했다. 장면 대부분을 함께해야 했던 둘은 서툴고 어렸던 그 순간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꺼내 놓고 차곡차곡 영화 속 사연을 함께 쌓아 나갔다.

정지우 감독은 “영화 촬영 내내 이 둘은 원래부터 ‘미수’와 ‘현우’였어라고 생각될 정도로, 시나리오 속 ‘미수’와 ‘현우’의 기적 같은 순간과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면서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은교’(2012)로 정지우 감독과 만난 지 7년 만에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재회한 김고은은 과장되지 않았기에 ‘진짜 연기’를 선보인다. ‘도깨비’ ‘치즈 인 더 트랩’ ‘차이나타운’ ‘협녀, 칼의 기억’ 등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고은은 자신의 나이와 꼭 맞는 ‘미수’ 역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친다.

더불어 가장 찬란했지만 아플 수밖에 없었던 청춘의 10대부터 20대, 서른 즈음에 이르기까지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정해인은 ‘슬기로운 감빵생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팬들을 만난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레트로 감성멜로 장르인 만큼 시대적인 상황과 배경을 연출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영화 속 ‘과거 속 현재’를 구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정지우 감독은 “사실 내일 보면 오늘이 과거였던 것처럼,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사는 그 순간은 ‘현재’다”며 “미술적인 것, 공간적인 것, 나아가 그들의 감성적인 문제조차도 ‘현재’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단지 우리가 그것을 부를 때에 1994년, 1997년이라고 부를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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