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텀 애시 재활용해 유리섬유 대비 20% 저렴한 섬유 생산
고온에서 타지 않고 녹아내려 건물 내·외장재로 ‘제격’
하루 50t 생산 가능한 본설비 구축이 다음 목표

크레웍스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사용되고 남은 석탄재를 재활용해 생산한 ‘크레스 울(CRE’s WOOL)’.
크레웍스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사용되고 남은 석탄재를 재활용해 생산한 ‘크레스 울(CRE’s WOOL)’.

일본과의 통상마찰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석탄재를 재활용해 섬유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국내 중소기업 크레웍스는 최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사용되고 남은 석탄재를 재활용해 ‘크레스 울(CRE’s WOOL)’ 시제품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장철 크레웍스 대표이사는 “석탄재를 재활용해 섬유를 뽑아내는 기술은 세계 최초”라며 “다방면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이 애시(비산재)가 아닌, 재활용이 어려운 바텀 애시(바닥재)를 활용할 수 있어 더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석탄화력발전에서 발생하는 폐자원을 재활용함으로써 ‘폐기물 제로’를 달성할 수 있으며 동시에 석탄재 매립으로 인한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레스 울을 만들기 위해서는 석탄재와 첨가제를 혼합한 뒤 이를 설비에 투입해 섭씨 1450도에서 용융하는 과정을 거쳐 회전압출방식으로 섬유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생산된 솜 형태의 울(양모)을 일정한 두께로 압축한 뒤 절단·포장하면 상품이 완성된다.

시제품 생산 과정을 참관한 한 사업성 평가 전문가는 “그동안 비슷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많았지만 생산된 시제품을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귀띔했다.

장 대표는 “크레스 울은 절연, 단열, 내화, 보온, 방음, 내마모성 등이 뛰어나다”며 “고온에서 타지 않고 녹아버리기 때문에 유독가스가 나오지 않아 건물 내·외장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크레웍스에 따르면 크레스 울은 KS L9016, 섭씨 20도 시험조건에서 0.036W∕mK의 열전도율을 기록해 단열재 등급분류에서 ‘나’ 등급을 받았으며 발암성 평가에서도 ‘인체에 대한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하기 어려운 물질’에 해당하는 3그룹으로 분류됐다.

크레스 울은 이제 막 시제품이 생산되는 단계지만 발전사 입장에서 ‘처치 곤란’인 석탄재를 원재료로 사용하고 경쟁 제품군보다 20% 저렴하다는 점을 무기로 원재료 공급과 판매처 확보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와 협약을 체결해 사업화에 성공하면 매일 100t의 석탄재를 공급받기로 했으며 지난 1월에는 서희건설로부터 구매의향서를 받았다.

장 대표는 “발전소가 버리는 석탄재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요금을 제외하면 돈 들어갈 곳이 없다”며 “매일 공급되는 100t의 석탄재로 65t의 섬유를 뽑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크레웍스는 하루에 250kg의 크레스 울을 생산할 수 있는 실증설비를 통해 사업성을 증명한 뒤 하루 50t까지 생산할 수 있는 본 설비를 구축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본설비 구축과 더불어 완전무결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R&D)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일본산 석탄재 수입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석탄재 문제에도 관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석탄재를 재활용해 섬유를 만드는 크레웍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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