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서 직원들이 수배전반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LS산전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서 직원들이 수배전반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동남쪽에 위치한 베트남 하노이시 동안구.

자동차로 15분 정도를 달리면 도착하는 이곳에 우리나라 전기산업계에서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LS산전의 베트남 법인 LSIS-VINA(법인장 곽수혁)는 1997년 4월 3일 설립됐다.

범LG그룹이 베트남에 진출하던 시기와 때를 맞춰 당시 불모지였던 베트남 하노이에 터를 잡았다. 대지 1만 3000㎡, 건평 6700㎡ 규모로 200명의 임직원이 종사하고 있다.

20여년이 흐른 지금, LSIS-VINA는 베트남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저압 전력기기 시장 점유율 1위 독주

LS산전은 1990년대 초반 현지에 영업망을 확보하고 배전반 등 전력기기를 수출하며 기술 신뢰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인건비 상승과 규제 완화로 중국 공장의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추세에 대비하고, 글로벌 기업의 현지 생산 공장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베트남 진출을 추진했다. 1997년 마침내 수배전반 생산공장을 준공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베트남은 과거 남북 분단으로 인해 하노이와 호찌민을 중심으로 경제권이 형성돼 있고, 현지 전력사업을 담당하는 전력청도 ▲하노이 ▲호찌민 ▲북부(NPC) ▲중부(MPC) ▲남부(SPC)로 구분돼 있다.

LS산전은 하노이 법인을 중심으로 전국 단위 영업망을 통해 각 전력청과 파트너십을 맺고 맞춤형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하노이에서 배전반 등 전력시스템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호찌민에도 지사를 설립해 전력시스템, 전력기기 전국 단위의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베트남 현지에서 최고 수준의 제품 생산, 공급은 물론 탄탄한 영업 역량까지 확보함으로써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4년에는 베트남 정부의 전력인프라 분야 투자에 따른 시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몰드변압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현지 발전소 및 송배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국전력은 지난 2013년 베트남 산업통상부(MOIT)로부터 수주한 1200MW 규모 베트남 ‘응이손(Nghi Son)2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 방식으로 변경했다. 또 삼성(전자/전기),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의 현지 생산설비 투자도 폭발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국내 기업들의 현지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LS산전은 국내 기업과 동반 진출 등을 통한 사업기회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경수 LSIS-VINA CFO는 “호찌민 지사를 포함해 베트남 법인에서 연 8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면서 “2013년부터 저압 시장 1위를 지키고 있고 지난해엔 점유율이 50%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또 “베트남 시장 전망은 밝지만 그만큼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배전반 컴포넌트 시장에서 ABB나 슈나이더와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LS산전 베트남 하노이 공장 내부 모습.
LS산전 베트남 하노이 공장 내부 모습.

◆베트남, 아세안 시장 공략 거점

LSIS-VINA 하노이 법인에서 주로 생산하는 수배전반은 40.5kV MCSG(금속폐쇄배전반), 24kV MCSG, 7.2~12kV MCSG, 600v 이하 저압반 등이다.

이성빈 LSIS-VINA 기술실장은 “베트남 전력청에선 주로 MCSG를 구매하고, 저압반은 수출용으로 생산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주 타깃은 MCSG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양산에 들어간 24kV C-AIS(공기절연스위치기어)는 좁은 면적에 설치할 수 있어 호텔이나 공장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기존 제품 대비 면적을 30~4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LS산전은 베트남 대도시 중심으로 건설 중인 아파트, 오피스 빌딩 시장을 적극 공략해 ▲2009년 하노이 경남랜드마크72 ▲2012년 하노이 롯데센터 등 현지 초고층빌딩 전력 솔루션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현지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부동산 투자 확대에 따라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약 8~10% 이상 고속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화력발전 분야에서도 ▲2012년 몽즈엉(Mong Duong)1발전소 ▲2015년 빈탄(Vinh Tan)4발전소 ▲2016년 롱푸(Long Phu) 1발전소 등 대규모 발전소에 전력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베트남은 현재 고속 경제성장에 따라 전력 수요 증가율이 매년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2020년을 전후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전력 부족 사태 가능성도 우려돼 화력발전소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LSIS-VINA는 단순한 제품 조립생산 수준을 넘어 연구개발(R&D)부터 설계, 생산, 운영관리, 판매 등 전 밸류 체인에 걸친 자체 역량을 확보하고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베트남 시장을 넘어 아세안 시장 공략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전체 인력의 약 15%를 연구개발 및 설계 전담인력으로 구성하고 있다.

LS산전은 앞으로 베트남 시장 1위로 쌓은 브랜드 신뢰성과 영업력 앞세워 아세안(ASEAN) 전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다.

베트남은 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으로 역내 수출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라오스, 캄보디아 등 성장성이 큰 내륙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으로 제품 운송 절차와 시간을 최소화하고 인건비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가질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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