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호남고속철부터 순수 국내기술 바탕
LTE-R 통신시스템・KTCS등 통해 철도 자립

일본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며 반도체 업계의 최대 화두는 ‘소재 국산화’다. 그동안 일본 기술에 의존해 국산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이 거대한 무기가 돼, 업계의 목 끝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 국산화의 우수사례를 들자면 철도 분야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2004년 4월 1일 서울에서 부산을 최고 시속 305km로 달리는 고속철도(KTX)가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당시 경부고속철도 1단계 사업은 프랑스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고속철도 분야의 건설 경험도 기술도 부족한 탓이다.

일반적으로 철도 분야가 타 분야와 비교해 차별점을 보이는 것은 ▲전차선 ▲신호 ▲궤도 분야다. 이를 통틀어 ‘코어’로 불린다.

2004년 개통한 경부고속철도는 이 코어 시스템을 모두 프랑스 기술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단순한 유지보수도 해외에서 기술자를 초빙해야 해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개통된 호남고속철도부터는 순수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설되며, 한국의 철도 원천 기술 확보 노력의 성과로 떠올랐다. 호남고속철도 이후 수도권고속철도와 국내 최초의 고속형 일반철도인 원주~강릉 간 철도 등 다양한 철도 노선이 확보됐다.

이와 함께 LTE를 기반으로 한 LTE-R 통신시스템과 국산화 철도신호시스템인 KTCS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며 한국의 철도 자립을 이끌었다.

◆전기 분야 국산화 통해 100% 기술자립 ‘앞장’=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015년 개통된 호남고속철도부터 350km/h급 전차선로의 금구류를 비롯해 볼트‧너트 등 자재 153개 품목을 국산화함으로써 국내에서 모든 자재를 조달할 수 있게끔 했다. 경부고속철도 완전 개통이 이뤄진 2010년 당시 69% 수준이던 전차선 자재 국산화율을 100%로 끌어올린 것.

철도공단은 고속철도 자재 국산화를 위해 민간기업 5개사를 선정한 가운데 구매조건부 국산화 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했다.

더 빠른 고속열차 기술 개발 움직임에 발맞춘 400km/h급 고속열차 시대를 대비한 원천기술도 확보됐다. 호남고속철도 내 56km 구간에 구축된 시험선을 통해 400km/h급 열차의 시험이 이뤄졌으며, 이 구간에 설치된 전차선로 기술 역시 국내에서 개발한 100% 국산화 자재가 도입됐다는 게 철도공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호‧통신 분야서 세계 앞서는 기술 보유=신호와 통신 분야에서도 세계를 앞서는 철도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한국의 통신업계는 LTE 기반의 통신시스템인 LTE-R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함으로써 철도 선진국보다도 앞선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0년부터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인 KTCS 개발에 착수했다. 크게 3단계로 진행되는 이 사업을 통해 2014년 도시철도용 KTCS를 개발 완료했다. 이 기술은 현재 서울시 신림선과 동북경전철 등에 도입돼 상용화 실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일반‧고속철도용으로 개발된 KTCS 2단계 사업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LTE-R을 기반으로 자동운전을 지원하는 KTCS 3단계 과제 역시 현재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될 경우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무선통신 기반의 열차제어시스템 국산화에 성공한다. 철도 안전의 핵심으로 불리는 철도 신호 분야의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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