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열병합발전소, 6만5000세대 입주 後 착공 계획에 반발 직면
안양 열병합발전소 이전론 선거철 단골 이슈…“소통 통한 설득이 정답”

국회의사당 뒤로 목동 열병합발전소가 수증기를 내뿜고 있다.
국회의사당 뒤로 목동 열병합발전소가 수증기를 내뿜고 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넥센 히어로즈(現 키움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목동 야구장은 오후 10시 이후 앰프 혹은 도구를 이용한 응원이 제한됐다. 인근 아파트 주민의 소음 민원 때문이었다.

관할 관청인 양천구청 직원이 야구장을 방문해 인근 주민의 민원서류를 들고 다니며 응원 자제를 요청할 정도였다. 구단 측도 최대한 주민의 생활 편의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히어로즈 구단과 KBO도 할 말은 있다. 목동 야구장이 인근 아파트보다 먼저 생겼기 때문이다. 목동 야구장은 1989년 개장했다.

주민의 불만이 빗발치자 당시 LG 트윈스를 이끌던 김재박 감독은 “목동 야구장이 이미 있었던 시설인 만큼 아파트 주민들이 이해하고 양해를 해주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열병합발전소도 마찬가지다.

현재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를 두고 있는 주요 열병합발전소는 서울에너지공사가 운영하는 목동 집단에너지시설과 GS파워의 안양 열병합발전소 등이 있다. 또 서울에너지공사가 계획하고 있는 마곡 열병합발전소의 착공 시기는 2020년으로 잡혔다.

이 가운데 목동과 안양의 시설은 사실상 인근 아파트 주민이 입주하기 전에 지어졌다는 전언이다.

서울에너지공사에 따르면 목동 집단에너지시설은 1985년 12월여 열 공급을 시작했다. 목동 열병합발전소는 1987년 준공했다. 목동에 ‘주민’ 개념이 생기기 이전 시점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열병합발전소의 혜택을 받고 있다. 난방비 할인을 받기 때문이다.

GS파워의 안양 열병합발전소는 1993년 지어졌다. 당시 관리 주체는 한국지역난방공사다. 정부 정책에 따라 분당, 일산, 산본, 평촌 등 1기 신도시가 지어질 때 동시에 발전소를 건립했다.

하지만 이곳은 인근 주민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평촌역 주변에서 이전을 요구하는 집회를 종종 볼 수 있다. 총선, 지방선거 등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이 이전론을 검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도 엄연히 평촌신도시가 제 모습을 갖추기 전에 들어선 터라 마땅히 이전을 강행할 명분을 찾을 수 없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마곡이다. 현재 6만5000세대가 입주했고 각종 사무실이 들어선 상황에서 내년에 착공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4년에는 7만5000세대가 입주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거대한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서울에너지공사 측은 2009년 10월 마곡 지구에 대한 집단에너지 대상공고가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논으로 가득했던 마곡 지구를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던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목동의 사례에서 보듯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주민이 취할 수 있는 이득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주민의 반대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꾸준한 소통으로 당위성을 설득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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