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진 교수 “원전 外 발전소, 장기계획 불필요…탈원전 조급 우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2019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원자력산업의 영향과 미래’를 주제로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2019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원자력산업의 영향과 미래’를 주제로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 정부가 권장하는 LNG·신재생에너지 대신 원전 맞춤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원자력 비중을 축소하면서 정작 권장 에너지 계획에 맞지 않는 정책을 내놔 모순점이 발생했다는 비판론이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지난 12일 열린 ‘2019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원자력산업의 영향과 미래’를 주제로 한 세션 발표에서 “발전소에 대한 장기계획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선 4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는 국무회의에서 올해부터 2040년까지 적용되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심의·확정한 바 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정부가 5년 주기로 향후 20년간 나아갈 에너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국가 최상위 에너지 법정계획이다. 정 교수는 “이 같은 장기계획은 긴 기간이 소요되는 원전 건설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규 원전 건설에는 10여 년의 시간이 걸리는 반면 LNG(액화천연가스)나 신재생에너지는 3~4년 이내로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어 20년간의 전력수요를 예측하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에 적합하지 않다”며 “에너지기본계획은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이에 따른 전력수요를 예측하는 기반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LNG·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은 기존의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는 목적에 맞지 않고 안정적 전력수급 또한 담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가 주장한 이 내용은 지난해 4월 한국원자력학회 이슈위원회와 에너지전환대응 소위원회가 작성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검토 보고서’에서도 언급돼 있다.

위원회 측은 “수급계획은 2년마다 수정되므로 10~15년 후 수요예측 결과는 중요치 않다고 주장할 수 있다”면서도 “석탄발전과 원자력 발전은 계획부터 완공까지 5~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새로운 발전소 건설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10~15년 후 수요전망”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정 교수는 급속도로 추진되는 국내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전력공급량이 전체 에너지원의 33%에 달하는 원자력과 37%인 석탄을 급격히 축소하면서 그에 대한 대안은 없는 상태”라며 “탈원전 정책이 시행된 지 2년이 됐는데 ▲한전 적자 ▲LNG 수입 사상 최대 ▲전력공급 불안정 ▲재생에너지 발전부지 부족 ▲화재 발생 등 많은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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