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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형 원전 'APR1400' UAE 이어 카자흐까지…원전 불황 속 한 줄기 돌파구
신고리 4호기 8월 상업운전…신고리 5·6호기 종합공정률 46%
한상길 새울원자력본부장 “안전 최우선…한빛 1호기 사례 재발 없어야”
지난달 29일 촬영한 신고리 5호기 건설 현장 전경.
대한민국 원자력 업계가 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할 상황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신규원전 건설과 노후원전 수명 연장이 백지화되면서 두산중공업과 원전중소기업이 먹거리를 잃고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은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을 UAE(아랍에미리트)에 바라카 원전으로 수출한 이후 올해 다시 카자흐스탄 신규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원전산업계에는 가뭄 속 단비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최초로 한국형 차세대 원전인 APR1400을 UAE에 수출했다. 하지만 이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국내 원전업계 상황이 악화했고 수출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UAE 바라카 원전의 LTMA(장기정비계약)는 애초 한국과 수의계약을 하는 수순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UAE 바라카 원전 운영사인 나와(Nawah)가 2017년 돌연 경쟁입찰로 바꾼 데다 UAE 원자력공사(ENEC) 측이 한국에 정비공급 계약가를 정상가보다 낮게 써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반값 후려치기’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사우디 원전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한국, 중국,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 5개국이 입찰에 뛰어들었고 이들 중 2~3곳을 추려 예비사업자(숏리스트, Short list)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사우디로부터 5곳 모두 예비사업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때문에 원전 수주가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추진도 지난해 11월 무산됐다. 일본 도시바(Toshiba)가 영국 원전사업법인인 뉴젠(NuGen)을 청산하면서 한국전력(사장 김종갑)이 뉴젠을 인수해 영국 원자력 시장에 진출하려던 계획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달 31일 한수원은 카자흐스탄 신규 원전 사업 참여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행보가 우리나라 원자력 시장에 다시 숨통을 틜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본부장 한상길)는 수출 원전인 APR1400을 가동 중인 지역사업소다. 해당 모델인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 20일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설비용량은 국내 최대인 1400㎿급이다.

새울본부 내 신고리 3호기의 쌍둥이 호기인 신고리 4호기는 현재 상업운전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다. 역시 같은 노형인 신고리 5·6호기는 건설 중이다.

본지는 상업운전 중인 신고리 3호기, 시운전 중인 신고리 4호기,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등 최신형 원전의 건설부터 운영까지 종합적으로 아우르고 있는 한수원 새울본부를 방문했다.

신고리 4호기 전경.

◆진통의 세월 겪은 신고리 4호기

신고리 4호기는 운영허가 신청 1년 4개월 만인 지난 2월 1일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엄재식)로부터 운영허가를 받았다. 4월 22일 계통연결을 시작했고 이달 7일 최초로 출력 100%에 도달했다.

새울본부에 따르면 현재 발전소 출력을 0%에서 100%까지 증가시키면서 출력변화에 따라 발전소의 기기들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면밀히 확인하는 출력 상승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 앞으로 성능이 기준에 만족하는지 확인하는 성능보증시험 등을 거쳐 올해 8월쯤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고리 4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가면 2017년 기준 부산·울산·경남 지역 소비전력량(8만7265GWh)의 12%에 해당하는 104억㎾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한편 신고리 4호기 조건부 운영허가를 철회해야 한다는 시민·환경단체의 반발도 있다.
원안위는 신고리 4호기의 누설 저감 조치, 화재위험도 분석보고서 제출과 설비보강, 2001년 화재 방호 기준으로의 변경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지난 2월 환경운동연합은 “조건으로 명시한 내용도 미해결 상태에서 통과된 것이 문제지만, 그동안 단골손님처럼 지적되었던 지진 안전성, 다수 호기 안전성 문제들은 제대로 된 검증이나 해명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원안위는 무엇이 급했는지 본격 심의 첫 회의 만에 운영허가를 내줬다”며 “원안위가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를 졸속으로 통과시킨 데에 보수 정당과 언론, 핵산업계의 탈원전 반대와 계속되는 원안위 공격에 영향을 받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마저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마지막 희망, 신고리 5·6호기

신규 건설 예정이었던 천지(경북 영덕군)·대진(강원 삼척시) 원전도 무산되면서 사실상 신고리 5·6호기는 건설 가능한 마지막 원전에 해당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 더는 신규원전을 지을 마땅한 부지가 없다는 업계 측 설명이다.

한수원의 지역사업소는 대개 6기의 원전을 운영한다. 하지만 새울본부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있던 신고리 7·8호기 건설 계획이 흐지부지되고 상업운전 중인 신고리 3호기부터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까지 총 4기를 운영·시운전·건설 중이다.

현재 신고리 5·6호기는 지난달 말 기준 종합공정률 46%를 기록하며 하루 평균 2500여 명의 작업자가 투입해 건설 중이다. 신고리 5호기는 현재 원자로 건물 격납철판(CLP)이 19단까지 올라간 상태로 올해 하반기 중 원자로가 설치될 계획이다. 신고리 6호기는 지난해 9월 최초 콘크리트 타설 후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각종 기초공사와 구조물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신고리 5·6호기는 2017년 7월 공론화를 통해 3개월간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한 논의를 거쳤다. 그 결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결정했지만, 공론화 진행 과정의 문제점이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3월 5일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에너지정의행동이 주최한 탈핵단행본 출간 토론회 ‘에너지 정책의 공론화, 중간평가와 과제’에서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는 공론화 과정에서 숙의의 충분성 결여 문제, 공론화위원회의 역량 부족 문제, 이해관계자 대변 부족 문제, 공론화의 공정성 결핍 문제, 공론화 의제의 적절성 미흡 문제 등을 지적한 바 있다.

한상길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장.

◆‘안전’이 먼저다…“한빛 1호기 인재(人災) 반면교사 삼아야”

한상길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새울원자력본부장으로 취임한 후 경영방침으로 ‘안전 최우선’과 ‘지역 상생·협력’, ‘활기찬 직장 분위기 조성’ 등을 선정했다.

한 본부장은 “최근 한빛 1호기 사건으로 인적 실수에 대해 반성·성찰하고 이를 반면교사 삼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운영을 해나가겠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이행해야 할 기본”이라며 “이 가치를 직원과 협력사에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산업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원자력산업계 전반이 어려운 시기지만, 새울본부가 수행해야 할 의무의 본질에는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원전의 안전한 운영과 건설을 통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목표로 모든 직원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한 본부장은 “신고리 4호기의 시운전을 이상 없이 마무리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원으로서 국가와 지역 산업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신고리 5·6호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후속 조치를 설계과정부터 반영해 규모 7.3 지진에도 성능을 유지하고 197t 항공기 충돌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공과정에서도 원자로 건물의 타설 방법을 개선했고 건설현장 취약지역에 인공지능형 CCTV를 설치해 이상 상황을 대비한 자동 경보시스템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작성 : 2019년 06월 13일(목) 16:30
게시 : 2019년 06월 13일(목) 20:19


울산=정현진 기자 jhj@electimes.com        울산=정현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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