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외산칩보다 속도·데이터전송용량 ‘업’…AMI 적용 추진

전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무선통신칩. 380MHz 주파수 대역에서 사용된다.
전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무선통신칩. 380MHz 주파수 대역에서 사용된다.

전력연구원(원장 김숙철)이 자체기술로 전력제어용 무선통신칩을 개발했다.

기존에 사용한 외산칩보다 속도가 빠르고,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12일 배전선로에서 개폐기 등 전력차단장치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무선통신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개발한 무선통신칩은 기존 통신방식에 비해 속도는 15배 빠른 반면 가격은 20분의 1에 불과해 한전 지능형 전력망 구축사업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한전은 380MHz 주파수 대역을 지정받아 전력설비의 제어에 활용 중이다. 이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은 유럽산 무선통신칩을 수입해 사용해왔다. 기존 방식은 유럽통신표준기구(ETSI)가 개발한 ‘테트라(TETRA, Terrestrial Trucked Radio)’ 통신표준이지만 연구원은 이 방식과는 다른 독자적 규격을 개발해 성능이 더 뛰어나다.

실제로 기존 외산칩을 적용한 테트라 통신방식은 7.2kbps의 전송속도로 지능형 전력망에서 요구하는 9.6~1500kbps 속도보다 크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구축비용은 대당 70만원으로 고가인 단점이 있었다.

연구원이 설계한 무선통신칩은 주파수 효율이 높은 고차변조 방식을 통해 통신 속도는 100kbps로 향상해 기존 방식에 비해 약 15배의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으며, 가격은 외산칩보다 2~3만원으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늘어남에 따라 지능형검침인프라(AMI)는 물론, 전력사용량 모니터링 및 수요관리 서비스, 과금 및 충전량 등의 정보를 교환하는 전기차 충전시스템 등 전력서비스 제공을 위한 통신인프라 구축에 확대 사용할 수 있다.

또 전용망 구축을 통해 신뢰성 있는 실시간 통신환경 구축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력설비의 원격감시 및 제어를 수행하는 배전지능화, 분산전원 등 제어용 통신망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연구원은 이번 개발을 통해 한전이 매년 지출하는 통신망 임차비를 절감하고, 향후 연간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전 세계 IoT 시스템 시장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무선통신칩 기술을 바탕으로 신뢰성 있는 지능형 전력망 인프라 설계와 운영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음영지역, 신규 서비스 지역 등 무선통신망을 필요로 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인프라 구축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무선통신칩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지능형 전력망 구축사업의 기반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지능형 초연결 전력망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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