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함량 80% 이란산 초경질유 확보 비상…나프타 직수입도 고려 대상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로 이란산 석유 수입이 끊기면서 부작용과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서민 경제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이란산 석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유 수급 차질은 당장 악영향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입처를 다변화해 사우디아라비아나 UAE(아랍에미리트) 등에서 들여온다면 최소한 물량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원유도입 물량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3.2%에서 2018년 5.2%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이란산 원유 수입이 차단돼도 국내 원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초경질유(콘덴세이트)다. 이란산이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함량이 80%대로 높아 각 기업으로부터 선호돼왔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란산 초경질유 도입 비중은 50%가 넘는다는 전언이다.

해당 업체는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이란산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기업은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 3곳이다.

석유업계 한 전문가에 따르면 이들 세 기업은 이란산 초경질유에 특화된 시설을 설립했다. 다른 원료를 들여오게 되면 최악의 경우 시설을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

우선 유화업계는 나프타 직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의 조달처가 막힌 이상 불가피한 조치라는 판단에서다.

한화토탈에 따르면 이란산 초경질유로 나프타를 생산해온 방향을 대폭 바꾼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1900만 배럴로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았다.

올해 초 한화토탈의 이란산 초경질유와 나프타 직접 수입 비율은 8대2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이란으로부터 수입이 끊긴 이상 다른 국가의 초경질유와 나프타 수입 비율을 5대5로 맞출 전망이다.

경제적 역학 관계도 변수다. 이란산 초경질유는 나프타 고함량이라는 장점과 함께 저렴한 가격으로도 강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함량 미달의 초경질유가 가격까지 비싸지게 되면 유화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나프타 직수입도 가격 경쟁력 약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도 본격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업계를 향해 수입원 다각화를 당부하면서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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