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최초 LNG 운반선 보유, 연간 220만톤 공급계약 체결

SK E&S LNG수송선
SK E&S LNG수송선

SK E&S(대표이사 사장 유정준)는 천연가스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미국산 셰일가스를 수입한다. 계약된 수입 물량은 연간 220만 톤이며, 이는 지난해 기준 SK E&S가 수입한 물량 300만 톤의 70%에 해당한다. SK E&S는 이를 위해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시운전 중인 민간 기업 최초의 LNG수송선을 17일 공개했다.

SK E&S가 공개한 LNG 수송선은 1호선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 2호선 ‘프리즘 브릴리언스(Prism Brilliance)’ 두 척으로, 이달 말 명명식을 가진 후 본격 출항할 예정이다. 조만간 출항 하면 두 척이 1년간 각 50만 톤씩 100만 톤의 물량을 실어 나를 수 있게 된다.

현재 한국 국적의 LNG선은 총 27척으로 모두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하는 LNG를 운반하고 있다.

이번 선박은 민간 기업이 직수입할 LNG를 운반하는 국내 최초의 LNG선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SK E&S 측은 설명했다.

SK E&S의 셰일가스 수입은 천연가스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가스공급 안정망 확보 측면에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리나라 LNG 주 수입선인 중동, 동남아 국가들은 정치·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데다 도착지 제한규정(Destination Clause) 등 불공정 약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 사용량의 40% 이상은 (카타르 32.4%, 오만 9.7%)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카타르 다음으로 호주 17.9%, 미국 10.6%,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순으로 돼있다.

SK E&S 관계자는 “중동을 비롯해 동남아 등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는 유가와 연동해 가격 등락폭 변화가 많지만, 미국에서 수입하는 셰일가스의 경우 고정가격 처럼 가격폭이 제한돼 있어 국제정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SK E&S 측은 또 이번 수송선 건조가 LNG 밸류체인(LNG Value Chain)에 있어 미드스트림(Midstream) 분야를 완성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NG 밸류체인이란, 천연가스를 개발하고 운송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단계까지 공급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가스를 개발·생산하는 업스트림(Upstream) 단계에서 가스를 액화해 운송, 기화하는 미드스트림(Midstream) 단계, 발전소 등 최종 사용처에 공급하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단계로 구성된다.

SK E&S는 이미 LNG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해왔다. 업스트림 분야에서는 2005년 인도네시아 탕구(Tangguh) 천연가스 장기 공급계약 체결, 2012년 호주 칼디타-바로사(Caldita-barossa) 가스전 투자, 2014년 미국 우드퍼드(Woodford) 가스전 사업투자를 단행했다. 다운스트림 분야에서는 2006년 가동을 시작한 광양천연가스발전소를 비롯해 파주천연가스발전소, 하남열병합발전소, 위례열병합발전소까지 전국에 총 4개의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GS에너지와 공동으로 투자한 보령LNG터미널이 2017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SK E&S가 LNG선을 건조하면서 더욱 경쟁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액화된 천연가스를 국내 LNG터미널로 운반해 저장 후 재기화해 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는 모든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국내 첫 민간 LNG 수송선 ‘프리즘 어질리티’와 ‘프리즘 브릴리언스’, 이 두 선박은 2016년 5월 SK해운과의 용선계약을 시작으로 3년간의 건조 과정을 거쳤다. 2020년 상반기부터 미국 멕시코 만에 위치한 프리포트(Freeport) LNG 액화터미널을 통해 미국산 셰일가스를 운송할 예정이다.

SK E&S가 보유할 두 척의 LNG 선박은 모두 멤브레인(Membrane)형으로, 길이 299m, 폭은 48m다. 디젤이나 벙커C유 대신 천연가스를 주 연료로 사용하며 한 번에 약 7만 5000톤의 LNG를 싣고 19.5노트(시속 36km)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멤브레인형 LNG선은 선체에 직접 단열자재를 설치하고 탱크를 만드는 형태로, 같은 크기의 다른 선박보다 더 많은 LNG를 운송할 수 있다. 선체 특성상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해 운항 성능도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이 선박은 최신 화물창 기술(GTT Mark III Flex)을 적용해 LNG 기화율(손실률)을 0.085%/일로 최소화했다. 연료 효율이 우수한 최신 엔진을 탑재했으며, 스마트십 솔루션(Smart Ship Solution)을 적용해 육상에서도 운항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선박 운항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SK E&S가 선박을 발주한 2016년 당시 조선업계 신규 발주가 전 세계 7척에 그칠 정도로 불황이어서 선박 발주 자체만으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최근에는 전세계 LNG 수요확대와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조선업계의 수주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는 2020년까지 최대 60척까지 발주 예정인 카타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100척 이상의 LNG운반선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형일 SK E&S LNG사업부문장은 “이번 LNG선 건조를 통해 SK E&S는 독자적으로 LNG를 운송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LNG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며 “경쟁력 있는 미국산 셰일가스를 국내로 도입함으로써 에너지 안보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