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운송・도비・철거까지 턴키로 ‘히든챔피언’
회사 창립 이후 클레임・안전사고 단 한 건도 없어

대한민국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의 거의 모든 변압기를 운송, 도비하고 그 과정에서 설계는 물론 사후 철거까지 창원의 한 중소기업에서 턴키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 종사자만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1993년 회사 설립 이후 도비작업 중에서 클레임과 안전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절대 안전을 추구하는 이 기업은 사림중량(대표 조정훈・사진)이다.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는 인적이 드문 곳에 있다. 교통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길도 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변압기가 제조공장에서 발전소까지 어떻게 운송되고 도비됐는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냐면 도비업체의 과실로 원자력발전소 변압기 사고가 발생한 것이 한 건도 없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고 당연시하는 좋지 못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또 그 일이 고도의 기술력과 축적된 경험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턴키방식으로 계약한다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것을 뜻한다.

교통이 불편하면 헬리콥터로 운반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정밀기계라는 변압기의 특성과 무게, 그리고 낙하 시 충격 때문에 헬리콥터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없는 길도 만들어서 변압기를 발전소까지 안전하게 운송, 도비해야 하기 때문에 턴키방식으로 전기공사업체와 계약하는 것이 관례다. 경우에 따라 철도와 배를 이용하기도 한다. 길을 만들기 위해 시골의 밭을 직접 매입하기도 하고, 그해 수확물을 시세의 3배 가격에 매수해야 할 때도 있다. 수명을 다한 변압기 철거도 사림중량의 중요한 사업 분야이며 경우에 따라 한밤중에 발전소에 들어가서 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민원 해결까지 하는 일이지만 조정훈 대표는 출장 가는 길에서 사림중량에서 했던 공사를 볼 때마다 보람을 느꼈다.

조 대표는 원래 운송업계에서 일했다. 이 분야에 뛰어든 이유는 영세한 운송업에서 전력설비 운송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운송 따로 도비 따로 하는 업체와 달리 운송과 도비를 함께 작업하기 때문에 시공이 완벽하다. 고가의 중량물 운송 전문차량을 자체 보유하고 장기근속 직원이 많기 때문에 축적된 경험은 타 업체에서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다.

조 대표는 장기근속 직원이 많은 것에 대해 “사림에 한번 들어오면 나가질 않는다는 말도 있다”면서 “취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기술자들에게는 대우를 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직원과 함께 가고 신뢰하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최근 발전소를 짓지 않기 때문에 일이 줄었지만 1990년에서 1993년까지 많은 발전소를 지었고 그 발전소의 변압기 교체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회사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사림중량의 사옥 전경.
사림중량의 사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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