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은 이제 그만…“0.2%로는 기후변화 못 막아”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2019 서울모터쇼’ 개막식 행사가 열린 킨텍스 제2전시관 입구에서 거대 현수막을 펼쳤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2019 서울모터쇼’ 개막식 행사가 열린 킨텍스 제2전시관 입구에서 거대 현수막을 펼쳤다.

그린피스가 29일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 개막식에서 자동차 제조사에게 친환경차로의 생산 전환을 요구하는 액션을 펼쳤다.

그린피스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석유를 포함한 화석연료의 사용을 향후 10년 내 절반으로 줄여야한다고 경고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서울모터쇼 개막식을 30분 앞둔 오전 10시경 킨텍스 제2전시장 앞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쉐보레),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의 로고와 “고작 0.2% 친환경차로는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습니다”라고 쓰인 거대 현수막을 펼쳤다.

지난해 그린피스와 독일 항공우주 연구센터인 DLR이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재난을 막고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28년까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모든 내연기관차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 2320만대 중 친환경차에 해당하는 전기차와 수소차는 각각 5만 5756대와 893대로 전체의 0.2%에 불과하다.

그린피스 측은 또 국내 5개 제조사의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를 포함해 2.2%, 기아차는 0.8%, 한국지엠은 4.2%, 르노삼성차는 1.7%에 불과했다. 친환경차 모델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쌍용차는 0%를 기록했다.

그린피스 활동가가 ‘2019 서울모터쇼’ 개막식 행사에서 기습 시위를 펼쳤다.
그린피스 활동가가 ‘2019 서울모터쇼’ 개막식 행사에서 기습 시위를 펼쳤다.

김지석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는 “기후변화 문제가 위기 국면에 들어서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혁신적으로 줄이지 못하는 기업은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중국, 미국, 유럽연합의 대대적인 온실가스 규제 움직임은 더 이상 자동차 업계가 기존 화석연료차 중심의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화석연료차 생산에 대한 추가 투자는 결국 비용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조사들이 진정 친환경적 진화를 원한다면 모터쇼에서 보여주기식의 전시만 할 것이 아니라 기존 화석연료차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로 충전 가능한 100%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린피스는 2016년부터 포드,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의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화석연료차 생산을 중단하고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실천한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는 올해부터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내 5개 제조사에 화석연료차 생산 중단, 재생 가능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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