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 바탕 둔 경영, 노사 신뢰로 이어져
‘기본’ 지키며 ‘안전・청렴’ 최우선
‘생각의 계단’과 ‘여백’

최경영 대표의 작품 수묵채색
최경영 대표의 작품 수묵채색

“회사 경영에도 인문학이 필요합니다. 효율만 따지기 보다는 흐르는 물처럼 모나지 않게 낮은 자세로 사는 게 중요합니다. 획일적이고 관습적인 운영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성 있는 감성경영을 해야만 합니다.”

최경영 성도산업(주) 대표 사무실에는 한나 아렌트의 명저 ‘인간의 조건’과 몇 가지 미술 작품이 놓여있다. 수준 높은 작품이라 다른 대표들처럼 전시용으로 구입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최 대표가 직접 만든 작품이었다. 인문학에 대한 높은 이해 때문에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생각난다고 하니 최 대표는 잡스는 기술이 많았지만 본인은 그렇지 못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최 대표는 기술 대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최 대표는 2019년 한국전력 단가공사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반복적 순환구조에 익숙해진 노동현장에서 절박하게 강요당하지 않는 권리를 근로자들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기계적인 기술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삶이 행복해지는 기술을 획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사간의 신뢰가 쌓여야 하며 근로자 개인의 사적인 삶의 영역에도 서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의 예술적 특징은 한 분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 서예, 사진에 걸쳐있다. 시는 2014년 문예지 ‘시에’에 정식으로 등단했고, 서예는 울산광역시 미술협회 추천 작가이기도 하지만 과거에 ‘국전’이라고 불렸던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분’에 입선했다. 사진도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다. 3분야에서 예술가로 인정을 받기에 그가 만드는 작품은 믹스트 미디어(mixed media)양식이다. 인화지가 아닌 한지에 사진을 출력하고 다시 수묵화를 그린다는 독특함을 가진다.

최 대표는 그의 예술 세계를 ‘찍고, 쓰고, 그린다’ 혹은 ‘시인이 그린 사진’으로 간결하게 표현했다. 이 3가지 예술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람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 대표는 시, 서예, 사진 중에서 시를 가장 좋아했다. 시는 ‘생활 이야기’, ‘내 마음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는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이생진 시인과 ‘끝과 시작’의 작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를 꼽았다.

최 대표의 작품에서는 직설적인 표현 보다는 낯설게 하고 감추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최대표는 ‘생각의 계단’과 ‘여백’을 말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은유(metaphor)’다.

최 대표가 예술의 세계에 뛰어든 것은 그의 나이 60세를 전후해서 이다. 40대, 50대는 먹고 살기 바빴다고 했다. 서머셋 몸의 소설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가 생각났다.

전기업계의 스트릭랜드에게 사업상의 어려움은 작은 고비에 불과하고 사소한 일이었다. 최 대표는 아무도 간파하지 못했던 ‘마음속의 열정’을 오랜 세월 드러내지 않았지만 60을 넘어서 그는 시시(時詩)한 이야기를 찍고 그리기 시작했다. 개인전도 3차례나 하였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시와 서예, 사진을 결합한 작품을 묶어서 큰 전시회를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최경영 대표의 이름이기도 한 ‘경영’에서도 기본을 지키며 안전과 청렴을 우선으로 최선을 다하는 경영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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