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턴키발주로 예산 낭비하고 지역 중소기업 외면”

한국전기공사협회와 정보통신공사협회, 소방시설협회 소속 회원들과 임직원 500여명은 지난 7일 전남 목포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목포종합경기장 건립공사의 턴키발주 추진을 규탄하면서 분리발주를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전기공사협회와 정보통신공사협회, 소방시설협회 소속 회원들과 임직원 500여명은 지난 7일 전남 목포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목포종합경기장 건립공사의 턴키발주 추진을 규탄하면서 분리발주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남 목포시가 종합경기장 신축사업에 대해 턴키발주를 강행하는 이유로 ‘분리발주 시 공기 9개월 지연’을 내세우고 있으나 타 공공기관·단체들의 경우 분리발주로도 공기 지연 없이 당초 일정대로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조달청의 지난해 전체 발주물량 가운데 일괄(턴키)발주의 낙찰률은 99.6%로 적격심사낙찰제나 종합심사제, 종합평가제에 비해 11.5~18.4%나 높아 예산 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목포시는 920억원대 종합경기장 신축공사와 관련, 분리발주로는 2022년 5월까지의 공기를 맞출 수 없어 이달 중에 턴키발주 방식으로 입찰을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포시는 턴키발주 시 토목공사가 오는 10월~2020년 6월, 건축공사가 2020년 7월~2022년 5월로 공기를 맞출 수 있지만 분리발주 때는 토목공사 2000년 5월~2021년 2월, 건축공사 2021년 3월~2023년 2월로 제때 공사를 끝낼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기·통신·소방 등 전문건설업계는 분리발주를 해도 공기가 지연되지 않는다며 목포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기공사업계 관계자는 “공사기간은 발주방식과 관계없이 발주기관이 입찰공고와 계약서상에 밝힌 대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라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턴키방식으로 발주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분리발주가 이뤄지더라도 목포시의 추진계획대로 오는 10월부터 실시설계와 우선시공분 토목공사가 진행될 수 있다”며 “이 기간 중에 전기·통신공사의 설계와 적격업체 선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정에 전혀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북개발공사는 전주 만성지구 공공임대주택 건설공사를 기술제안입찰방식으로 발주하면서도 전기·통신공사 등은 분리발주를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턴키방식의 고낙찰률로 인한 예산 낭비와 해당 공사를 수주한 대형건설사의 저가 하도급이 심각한 문제라고 전문건설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조달청의 입찰 현황을 보면 전체 2737건의 공공공사 중 3건(0.1%)만 일괄입찰방식으로, 나머지 99.9%에 해당하는 거의 모든 공사가 분리발주됐다.

턴키방식 입찰 참여업체 수는 평균 2.2개, 종합심사제는 37.7개다.

낙찰률은 턴키방식 99.6%, 적격심사낙찰제 86.4%, 종합심사 81.2%, 종합평가 88.1% 등이다. 이에 따라 턴키발주를 수주한 건설사는 분리발주에 비해 몇 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발주기관은 그만큼 예산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관행적으로 수차례에 걸친 하도급이 이뤄져 전기·통신 등 업체는 계약금액의 40~50%만을 공사비로 받는 실정이다.

한국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목포시가 920억원의 막대한 국비, 도비, 시비를 들여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입찰담합, 심의비리, 뇌물수수, 저가 하도급, 부실시공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는 턴키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전혀 타당하지 않은 ‘공기 지연’을 내세워 목포시민과 국민들의 눈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형 공공공사 중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서 기술형입찰로 심사가 이뤄졌더라도 대·중소기업의 상생과 분리발주제도의 입법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전기·통신공사 등을 분리발주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창원시 음폐수 바이오에너지화시설 설치사업, 서울도시주택공사의 고덕강일 2단지 제로에너지 아파트공사 등이 해당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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