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돌아보며’ 출간 토론회 개최
“공론화 숙의 민주주의, 민주주의 진전 보였지만 한계점도 명확”
“사용후핵연료 공론화委 시민·지역 주민이 주체적 참여 必”

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에너지정의행동 공동 기획 단행본 ‘에너지 민주주의, 냉정과 열정 사이–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돌아보며’ 출간 기념 토론회에 (왼쪽부터)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 진상현 경북대 교수, 강영진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장, 김수진 정책학 박사, 김제남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용석록 울산탈핵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에너지정의행동 공동 기획 단행본 ‘에너지 민주주의, 냉정과 열정 사이–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돌아보며’ 출간 기념 토론회에 (왼쪽부터)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 진상현 경북대 교수, 강영진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장, 김수진 정책학 박사, 김제남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용석록 울산탈핵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가 결정된 이후 ‘공론화’에 대한 해석과 앞으로 있을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의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중단됐던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재개되면서 ‘양날의 검’처럼 공론화의 긍정적 의미와 한계가 동시에 제시됐다. 사용후핵연료 처분 문제에 대한 우려와 중요성도 강조됐다.

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에너지정의행동이 공동 기획한 단행본 ‘에너지 민주주의, 냉정과 열정 사이 –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돌아보며’의 출간을 기념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에너지정의행동이 공동 주최했다.

<@1> 단행본에 추천사를 남긴 조승수 노회찬재단 사무총장은 축사에서 “울산에서 자라며 어릴 적부터 고리원전과 월성원전을 자랑스럽게 여겼는데, 그 사이에 신고리 5·6호기가 들어서면서 어느새 원전이 괴물 같은 존재로 변해버렸다”며 “지난달 신고리 5·6호기가 행정 소송에서 취소돼야 할 요건이 있음에도 공공복리를 위해 사정판결을 받았는데, 마치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얘기와 동일하게 들렸다”고 말했다.

또 조 사무총장은 “중단기적으로는 ‘화장실 없는 집’으로 비유되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전 세계에 한 군데도 완성된 고준위 방폐장이 없는 실정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2> 이영희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남긴 것’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공론화의 의미와 한계를 짚었다. 이 교수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촛불혁명 정신의 연장선상에서 시민이 실질적인 결정권을 지니는 민주주의 진전이었다”면서도 “현 정부는 이를 숙의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여겨 미화했으며 오히려 공론화 일정을 3개월로 못 박아 시간에 쫓겨 숙의의 충분성이 결여됐고 전문성 없는 위원들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는 역량이 부족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 교수는 탈원전 진영으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탈원전 진영이 공론화에 대응하며 내부에서 소통에 한계가 있었다”며 “공론화 일정 중 2박 3일 종합토론회에서 충분한 입장표명을 하지 못했고 시민참여단을 적절한 핵심 담론으로 설득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3>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앞으로 출범할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놓고 우려를 표하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용후핵연료 처분 문제는 우리 시대 최대 난제”라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건설을 할지 말지 논하는 자리였지만,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선택의 여지 없지 꼭 건설돼야 하는 만큼 제대로 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원자력 발전 사업자 입장에서 사용후핵연료 처분 문제의 시급성만 강조되다 오히려 시간만 지체돼왔다”며 “역대 정권은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다음 정권으로 미루기에만 바빴는데, 이렇게 누적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의 몫”이라면서 이들을 위한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에너지 정책에서 시민참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삼척·영덕의 원전 유치에 대한 찬반 투표, 밀양·청도 등에서 있었던 초고압송전탑 갈등 등 정부의 정책 결정·추진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발이 꾸준히 있어왔다”며 “그뿐만 아니라 더는 에너지 공급이 아니라 소비 관리로 개념이 바뀌면서 대규모 중앙집중적 에너지 시스템이 지역분산적 소규모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정책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시민참여가 필요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그는 “에너지 정책에서 시민참여는 갈등 해소와 수용성 증진 외에도 여러 효과가 있다”며 “에너지 민주주의를 향상한다는 큰 목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위원회 구성·참여 방식을 넘어서 숙의적 참여 방식을 확대해야 하며 국민투표·주민투표 등으로 시민참여 방식을 다변화·다층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리빙랩이나 ESTEEM 같은 방법을 도입해 시민을 주요한 행위자로 참여시키는 게 중요하고, 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서 성공적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에너지시민이 참여하고 넓게 자리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전략을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 토론에는 진상현 경북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앞선 발표자 3명과 강영진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장, 김수진 정책학 박사, 김제남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용석록 울산탈핵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공론화의 의미와 한계를 짚어보고 앞으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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