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전문가’ 임병연 롯데케미칼 vs. ‘신소재 외인(外人)’ 신학철 LG화학
3월 이사회 및 주총 이후 업계 선두 다툼 본격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내정자(앞줄 오른쪽)가 3일 여수공장을 방문해 임직원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내정자(앞줄 오른쪽)가 3일 여수공장을 방문해 임직원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한민국 석유화학 업계 수위를 다투는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수장을 교체한 뒤 ‘엘롯라시코(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대결) 2019시즌’을 맞이한다.

롯데케미칼은 김교현 대표이사 사장이 롯데그룹 화학 BU장으로 영전하는 자리를 임병연 대표이사 내정자가 맡는다. LG화학은 박진수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은퇴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오르는 자리에 3M에서 영입한 신학철 부회장이 앉는다.

임병연·신학철 두 인물은 아직은 내정자 신분으로 정식 직함을 단 상태는 아니다. 오는 3월 열리는 이사회·주주총회를 거친 뒤 비로소 내정자 꼬리표를 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실상 신임 CEO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며 그룹 계열사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임 내정자는 8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19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업계 주요 관계자들에게 ‘취임 신고식’을 했다. 롯데그룹에서는 김교현 화학 BU장도 행사장을 방문했지만 임 내정자에게 쏠린 취재진의 관심 또한 뜨거웠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행사장 앞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임 내정자를 향해 ‘올해 롯데케미칼이 나아가야 할 방향’ ‘어려운 업황에 대처하는 방법’ ‘다각화를 위한 M&A(인수합병) 계획’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타사 관계자와의 끊임없는 인사로 인해 온전한 답변이 불가능했다.

앞서 임 내정자는 취임 및 새해 첫 일정으로 현장 방문을 선택했다. 그는 지난 3일 여수공장을 방문해 공장을 둘러보고 임직원과 대화를 나눴다. 4·7·9일에는 각각 울산공장, 대산공장, 대전연구소 등을 찾아 소통 행보를 본격화했다.

신학철 신임 LG화학 부회장
신학철 신임 LG화학 부회장

LG화학은 72년의 내부인사 승진 전통을 깨고 외부(3M) 인사를 수혈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2일 시무식을 시작으로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신 부회장이 시무식에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밝은 분위기 속에서 새로 만나는 임직원과 인사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새로운 수장의 경력 및 스타일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임 내정자는 M&A 전문가다. 입사는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으로 했으나 2014년부터 롯데그룹 비전전략실에서 근무하면서 M&A를 통한 규모 확대에 힘을 보탰다.

2014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의 후임으로 국제실(현 비전전략실)에서 업무를 담당하며 그룹 내 크고 작은 M&A를 전담했던 인물이다.

롯데케미칼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세우는 ‘뉴롯데’의 핵심을 담당하는 계열사라는 측면, ‘다각화’가 화학 업계의 키워드로 부상한 점을 살펴봤을 때 보다 공격적인 M&A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 부회장은 ‘비(非) 화학맨’으로서 화학 기업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3분기 LG화학은 기초화학 분야에서의 업황 부진을 배터리·바이오 등에서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3M 신소재 분야에서 35년 경력을 쌓은 신 부회장이 ‘다각화 DNA 이식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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